[음식]식탁의 봄… 겨우내 묵은 입맛『싹』

  • 입력 1998년 2월 18일 21시 10분


주부 서효은씨(39·서울 송파구 잠실본동·아래 사진)는 남편(41)의 기를 살려주기 위해 봄나물요리를 만들기로 했다. 최근 증권회사에 다니는 남편이 국제통화기금(IMF)한파로 감봉당해 어깨를 늘어뜨리고 퇴근하는 모습이 안쓰러웠기 때문. 그가 고른 봄나물요리 메뉴는 ‘조개관자 두릅꼬치구이’와 ‘쑥국’. 초고추장에 꼬치구이를 찍어먹으면 조개관자의 쫄깃한 맛과 두릅의 쌉쌀한 맛이 어우러져 봄냄새를 맡는 듯하다. 쑥향기를 그대로 담은 쑥국도 별미. 서씨는 차로 10분 거리인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을 찾았다. 동네 슈퍼마켓보다 50% 이상 싸 자주 이용하는 곳. 수산물코너에서 조개관자 5천원어치를, 농산물코너에서는 이달 중순부터 많이 나오고 있는 두릅 반근(5천원)과 쑥 한근(3천원)을 각각 구입. 먼저 ‘조개관자 두릅꼬치구이’ 만들기. 조개관자의 겉살을 벗겨낸다. 겉살은 나중에 된장찌개에 넣어 끓여 먹으면 좋다. 조개관자는 옅은 소금물에 씻어 두께 3㎜로 썬 뒤 참기름과 소금으로 간을 한다. 두릅은 소금물에 살짝 데치는 것이 포인트. 오래 데치면 질겨져 먹기 불편하기 때문. 데친 뒤 찬 물에 헹구고 참기름과 깨소금으로 무친다. 꼬치에 조개관자 하나에 두릅 2개씩 꿰어 12개를 만든다. 프라이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살짝 구우면 끝. 다음은 쑥국 만들기. 먼저 쑥을 씻는 것이 중요. 서씨는 “억센 쑥은 으깨듯이 박박 문질러 씻어야 쑥의 쓴맛과 풋내음을 제거할 수 있다”고 말한다. 멸치와 다시마로 우려낸 국물에 쑥을 넣고 조선간장으로 간을 해서 끓인다. 들깨와 불린 쌀을 믹서기로 간 다음 국물에 넣고 더 끓인다. 조선간장 파 마늘 참기름 깨소금 고춧가루를 넣어 버무려 만든 양념장을 국에 넣어 먹으니 맛이 일품. 간단한 봄나물 만드는 상식 한 가지. 겨우내 부족했던 비타민을 보충해주는 봄나물을 만들 때 재료를 너무 오래 절이거나 삶아서 나물의 향과 맛이 빠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참기름과 깨소금을 넉넉히 두르고 손으로 살살 주물러 무쳐야 양념이 잘 배어 나물과 양념이 겉돌지 않는다. 젓가락으로 무치면 간이 고루 배지 않아 맛이 떨어지므로 ‘음식맛은 손맛’임을 명심. 파는 나물의 풋내음을 제거해주므로 필수.(도움말〓서정쿠킹아카데미서정옥원장) 〈오윤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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