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국립극장이 뜨겁다. 동아일보와 국립창극단 주최로 공연중인 완판 장막창극 춘향전. 장장 여섯시간이 걸리는 공연이지만 밤10시 막이 내릴 때까지 보조좌석과 통로자리까지 빽빽히 들어찬 관객들의 “잘한다” “그렇지” 등의 추임새가 그치지 않는다.
이 완판창극에서 형제 명창이 나란히 주역인 이몽룡역으로 열연, 화제를 낳고 있다. 왕기철(王基喆·37) 기석(基錫·35)형제. 국악예고 교사인 기철씨는 백팀, 국립창극단원인 기석씨는 홍팀에서 이도령역을 맡아 한치의 양보없이 소리대결을 펼치고 있다.
형 기철씨는 명창 박귀희(朴貴姬)씨에게 강산제를 익히고 한양대 대학원을 졸업한 학구파. 기석씨는 일찌감치 82년 국립창극단에 입단해 수궁가 적벽가 등의 완창무대를 선보였다.
“형님은 목을 잘 타고 났어요. 소리로는 형을 당할 수 없습니다.”
“기석이는 오랜 창극 경험에 따라 소리를 꾸미는 기술이 독보적이죠. 교직에 있다보니 무대에 설 기회가 많지 않아 이번에 동생에게 한수 배우려고 합니다.”
형제가 주고받는 덕담이다. 국립창극단의 완창 장막창극 춘향전은 26일까지(월요일 제외)계속된다. 평일 오후4시(2부 7시), 토 일 오후3시(2부 6시). 02―274―1151
〈유윤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