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지구촌 최대 옷시장 「매직쇼」 개막

  • 입력 1998년 2월 19일 20시 05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1년에 3천만명이 찾는 세계 최대의 카지노타운 겸 컨벤션도시. 대규모 바이어전시회인 ‘매직(MAGIC·Men’s Apparel Guild In California)쇼’가 17일 이곳에서 개막됐다. 21일까지 열리는 이 행사는 남녀 캐주얼의류와 아동복을 아우르는 지상최대의 옷시장. 잠실운동장만한 전시장에는 3천5백여 부스가 들어섰고 7천여 바이어의 치열한 수주전이 한창이다. 전시장 중앙 무대에서는 하루 여덟차례 패션쇼가 펼쳐진다. 참여 브랜드는 캘빈클라인 베르사체 등. 가장 큰 손님은 백화점체인의 구매 담당자들. 사고 파는 사람만 바쁜 게 아니다. 각국 디자이너들은 ‘눈 깜빡이는 시간도 아껴가며’ 새 디자인을 눈에 담기에 분주하다. 허가없이 카메라를 들이댔다간 산업스파이로 몰릴만큼 신경전도 치열. 그 시장 한 복판에 국내업체로는 유일하게 보성어패럴(대표 김호준)이 뛰어들었다. 국내 진캐주얼 시장에서 쟁쟁한 외국브랜드를 제치고 선두를 차지한 기업. 한국기업이 로열티를 받는 수출브랜드로 매직쇼에 참가하기는 처음이다. 보성의 32평 부스에는 ‘보이런던’ ‘YAH’ ‘Lollol’ 3개 브랜드의 4백여점이 전시돼 있다. 개막 첫날부터 수주상담이 몰렸다. 치밀한 해외진출전략이 가져온 결과였다. ‘보이런던’은 원래 영국 앵글로프랜차이즈 회사의 패션시계 등 액세서리 브랜드. 보성은 브랜드 사용권을 따내 94년 의류생산을 시작했다. 이어 이회사 지분을 매입, 47개국에 향후 25년간 ‘보이런던’의류브랜드의 라이선스를 갖게 됐다. 외국브랜드를 판이한 제품(옷)의 ‘고유브랜드’로 거듭 나게해 해외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것이다. 지명도 높은 ‘보이런던’ 브랜드는 사람을 끌어들이는데 효과적이었다. 덕분에 보성의 고유브랜드도 자연스럽게 소개됐다. 서울에서 날아와 현장책임을 맡고 있는 김효근사업본부장. “이번 쇼의 수주목표는 1백50만달러인데 가을쇼까지 합해 5백만달러의 수출이 예상됩니다. 목표달성은 무난할 것 같습니다. 대문은 영국 브랜드로 두드렸지만 곳간은 우리 고유의 브랜드로 채울 작정입니다.” 〈라스베이거스〓조성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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