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역사소설가 시바 료타로가 쓴 한국기행문 ‘한나라 기행’.
부산을 거쳐 경주 부여까지, 한일(韓日)관계사의 흔적을 답사하면서 일본인 일본문화를 생각해가는 여정이다. 저자는 여행의 목적을 ‘일본인 선조의 나라에서 한(韓)이니 왜(倭)니 하는 것이 대체 무슨 의미인지 알아보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임진왜란 당시 ‘기저귀 한장 차고 큰 칼 휘두르는’, 거칠고 비이성적인 왜군들을 떠올리고 예의바른 한국인들과 비교해보기도 한다.
그러나 저자의 시각이 우호적이라고 생각하는 건 위험하다. 그는 일본인도 한반도로 건너왔음을, 즉 일본문화도 한반도에 영향을 주었음을 강조한다.
결국 그가 보고 말하고 싶었던 것은 일본이다. 일본을 위한, 일본식 ‘지피지기’인 셈. 일본의 치밀함을 다시한번 일깨워주는 책이다. 학고재. 9,500원.
〈이광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