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남구 숭의동에 사는 신진균씨(32)의 저녁시간은 아들 현석이(3) 차지. 밤 9시경 저녁식사 후 즉시 아이손에 이끌려 건넌방으로 간 그는 장난감과 교재교구속에 파묻혀 ‘놀이친구’가 된다.
“이거 이거.” “응, 엄마가 비누로 빨래를 했대요. 파란 물방울을 붙여야겠다.”
부자는 각면에 환경과 관련된 그림을 붙여 만든 주사위를 던져 나온 ‘그림’에 따라 계곡에 물방울을 붙여간다.
이곳의 교구는 모두 신씨의 작품. 지난해 봄 보육교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 학원에 다니던 부인 최지희씨(30)가 숙제로 교재교구를 만드느라 끙끙거리는 것을 보면서 학창시절 손재주로 이름을 날렸던 신씨가 거들기 시작해 만든 것들이다.
부인이 수개념 언어영역 조작영역 등 교육이론을 배워오면 신씨는 함석판 플라스틱병 색종이 등으로 교구를 만들었다. 이렇게 만든 교구들로 건넌방을 채워 나갔다.
신씨는 “교구라고는 하지만 장난감에 가깝다”고 말한다. 대문여닫기 교구로 단추채우기나 끈매기 놀이를 하면서 현석이의 손놀림이 섬세해졌다.
신씨는 이런 교구가 교육적 효과가 있으면 더욱 좋겠지만 둘 사이의 시간을 풍부하게 해주면 그만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책이나 교구를 찢거나 망가뜨려도 크게 잘못이 없으면 내버려둔다.
신씨가 개발한 교구만들기 몇가지.
▼대문여닫기〓①하드보드지를 집모양으로 오려낸다. ②두툼한 부직포로 지붕과 대문을 만들어 붙인다. 대문은 좌우로 여닫을 수 있게 한다. ③대문을 단추 찍찍이 끈 등을 이용해 열게 만든다. ④대문을 열면서 조작법을 익히게 한다. 손의 조작능력을 향상시키는 놀이.
▼주사위놀이판〓①커다란 함석판 위에 시트지를 붙이고 그 위에 색지로 산 나무 계곡을 만들어 붙인다. ②검은색과 파란색 물방울을 만들어 오린 뒤 비닐로 코팅한다. ③물방울 뒷면에 자석을 붙인다. ④따로 종이나 나무로 주사위를 만들어 ‘비누로 빨래하는 모습’‘공장에서 나오는 폐수’ 등 환경과 관련된 내용의 그림을 붙인다. ⑤주사위를 던져 나온 그림에 맞는 색깔의 물방울을 계곡에 붙여 나간다.
〈김진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