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재현해낼 수 없는 신비의 비색(翡色) 고려청자. 중국에서도 천하제일로 꼽았던 고려청자 이야기. 정양모 국립중앙박물관장이 펴낸 ‘고려청자’(대원사·빛깔있는 책2백권째)는 우리 전통문화의 정수인 고려청자의 모든 것을 간략하고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은은하면서 맑고 명랑한 비색, 유려한 선의 흐름, 탄력있고 생동감 넘치는 형태, 조각도의 힘찬 선과 시적 운치를 담고 있는 상감(象嵌)문양, 그리고 세계 최초로 창안해낸 붉은색 기법. 정관장이 말하는 고려 청자의 매력이다.
청자 연구에 있어 가장 큰 논란거리의 하나는 청자의 발생시기. 보통은 10세기설. 그러나 정관장은 늦어도 9세기후반(통일신라말기)에 청자가 제작되기 시작했다고 보고 있다. 선명하고 풍부한 사진이‘청자 여행’의발걸음을 가볍게해준다.
두번째는 북한땅 문화유산 이야기. 청자여행보다는 발걸음이 좀 무거워지지만 의미는 그에 못지않다. 북한지역 석조(石造)문화재의 사진과 해설을 담은 ‘북한문화재해설집―석조물편’(국립문화재연구소 미술공예실).
황북 성불사 5층탑, 황남 해주9층탑, 개성 화장사 지공선사탑(부도·浮屠), 함남 신라진흥왕순수비, 평양 동명왕릉 문인상(文人像) 등 석탑 석등 비석 부도 능묘석물(陵墓石物) 등 총1백73점이 수록돼 있다. 동아일보가 제공한 사진 20여점도 포함돼 있다.
이 책의 덕목은 석조물을 도면으로 복원한 것이다. 사진상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는 문양이나 이미 부서져 사라진 부분을 다시 볼 수 있다. 일제시대 조선총독부 건축기사가 제작한 야외도면을 컴퓨터그래픽 기법을 통해 재현해낸 경우도 있다. 문화재연구소는 올해안으로 ‘북한의 목조건축편’을 펴낼 예정.
〈이광표기자〉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