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 남편 이정신-서양화 아내 맹문주, 첫 부부展

  • 입력 1998년 3월 9일 07시 38분


부부는 예측할 수 없는 인생길을 함께 걸어가는 길동무. 더욱이 화업이라는 한 우산을 쓰고 있다면 어찌 외롭겠는가.

한국화가 이정신(54)과 서양화가 맹문주(47). 이들 부부가 서울 광화문 일민미술관에서 첫 부부전 ‘눈에서 마음으로’를 연다. 9∼22일. 지난달 결성된 한국미술저작권협회 부회장이기도 한 이정신은 그동안 한눈팔지 않고 꿋꿋하게 전통 수묵화를 고수해 왔다.

‘황산에서’ ‘설악산 화엄사’ 등 이번에 선보이는 그의 작품들은 한결같이 전통적 양식의 격조를 지니면서도 현대적 심미안이 배어 있다.

특히 ‘황산’ ‘백두산’시리즈에서는 그가 중국 기행중 느꼈던 감흥이 전해진다.

“5백리가 넘는 황산과 민족의 산이라는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된 백두산을 바라보는 것은 문화적 충격이었다. 그러나 이 단계가 지나면서 눈을 통한 감각이 아니라 심안(心眼)으로 바라본 세계를 작품 속에 투영하려고 노력했다.”

맹문주는 동아공예대전 출신이지만 현재는 그림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그의 작품에는 막 누군가가 다녀간 것처럼 따스한 체온이 남아 있다.

‘성경이 있는 정물’ ‘시집가는 날’ ‘정원의 12시’ 등 생활의 한 자락에서 가까이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물들이 소재로 튀어나온다.

작가의 결혼과 함께 ‘따라왔다’는 은장도와 낡은 문갑이 등장하는 ‘시집가는 날’은 결혼을 앞둔 신부의 꿈이 담겨 있다. 02―721―7772

〈김갑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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