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째 주꾸미 요리를 만들어온 주꾸미요리 전문점 ‘능라도(02―796―3605)’의 정난희씨(46)가 집에서 만들어 먹기 좋은 주꾸미요리 두 가지를 소개한다.
주꾸미 삼겹살구이와 주꾸미 볶음. 약간탄 맛으로 먹는 주꾸미 숯불구이와는 달리 둘다 주꾸미 본래의 신선하고 쫀득쫀득한 맛을 음미하는 것이 특징. 정씨가 일러주는 주꾸미 요리의 포인트는 절대 물이 많으면 안된다는 것. “시장에서 주꾸미를 살 때부터 물 속에 담긴 것보다는 좌판에 놓인 걸 고르세요. 집에서도 절대 물에 담가놓지 마시고요.”
신선한 주꾸미는 만져보면 빨판이 짝짝 달라붙고 색깔이 선명하다. 우리나라 서해안에서 잡힌 주꾸미가 가장 통통하고 맛도 좋은데 안타깝게도 주부들이 구별할 방법은 없다.
주꾸미 6마리 정도가 4인 가족이 먹기에 알맞은 양. 먹물주머니를 떼어내고 밀가루와 소금을 뿌린 뒤 박박 문질러 검은 물이 다 빠질 때까지 깨끗이 씻는다. 다리 두 개씩 먹기 좋게 잘라 체에 받쳐 물기를 뺀다.
〈윤경은기자〉
▼ 쭈꾸미 삼겹살구이 ▼
주꾸미만 먹으면 입안이 텁텁하고 쉽게 질리기에 돼지고기 삼겹살을 곁들였더니 의외로 ‘찰떡 궁합’이라고. 사골국물 한 국자에 고추장 2스푼, 고춧가루 1스푼, 찐 마늘, 어슷썬 대파를 넣고 참기름 깨소금 후추로 갖은 양념을 해둔다. 물기 뺀 주꾸미를 양념과 버무린 채로 두 시간 정도 두어 양념이 고루 배도록 한다. 프라이팬을 센 불로 달군 뒤 다시 약하게 줄이고 양념한 주꾸미와 돼지고기 삼겹살을 함께 굽는다. 상추에 삼겹살 한 점, 주꾸미 한 점, 파무침 마늘 된장을 올려놓고 한 입에 쏙 넣어 먹으면 입안 가득 고소한 맛이 일품. 다 먹은 뒤에는 프라이팬에 밥과 야채 김 참기름을 한데 넣어 볶아먹는다.
▼ 쭈꾸미 볶음 ▼
살짝 데쳐놓은 주꾸미에 고춧가루 1스푼, 찐 마늘 1스푼을 넣고 간장 참기름 깨소금 후추로 갖은 양념을 해 볶는다. 여기에 녹말 한 스푼을 풀어넣은 물 한 공기를 부어가며 잘 젓는다. 주꾸미가 다 익으면 국수나 밥을 넣어 비벼먹는다. 혀끝이 아리도록 매운 맛이 나른한 봄 미각을 깨운다. 곁들이는 반찬은 무채 김치 콩나물 등 집에 흔한 야채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