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 전부터 정오가 되면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주변에서 어김없이 벌어지던 풍경이다. 19일부터 먹는 사람이나 보는 사람이나 다같이 민망하던 이런 풍경이 사라지게 됐다.
종로구가 무료 급식장소를 공원에서 3백여m 떨어진 인사동 새마을운동 서울시지부 건물로 옮기기로 했기 때문.
19일 오전11시에 문을 여는 새 급식소는 50여평 규모. 한번에 1백20명이 식사를 할 수 있다. 식기 등 각종 집기는 서울 반야라이온스 등 민간단체가 기증했다.
탑골공원에서 노인에게 무료급식을 시작한 것은 87년. 명동성당 수녀회가 매일 1백50여명의 노인에게 점심을 준다는 소문이 퍼지자 의지할 곳 없는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93년부터는 사랑채 인보복지관 예수사랑선교회가 동참, 5백여명의 노인에게 ‘일용할 양식’을 제공했다.
날씨가 나쁠 땐 길바닥에서 식사하기 힘든 점을 감안, 버스나 컨테이너박스를 간이식당으로 개조해 이용했지만 이 역시 도시미관상 좋지 않아 아예 급식장소를 옮기기로 결정했다.
종로구 관계자는 “노인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시설을 관리하도록 전담직원 1명을 배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문의 종로구청 가정복지과.02―731―0491
〈하태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