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저널리스트인 인드로 몬타넬리가 펴낸 ‘로마제국사’(까치)엔 로마의 모든 것이 들어 있다. 이 책은 로마제국이 시작부터 끝까지 유럽의 한복판에 있었음을 잘 보여준다. 정치의 중심이었고 기독교의 중심이었다. 문화의 중심이었고 심지어 퇴폐와 타락의 중심이었다.
이처럼 흥망 성쇠 선악 미추 등 인간이 만날 수 있는, 극에서 극을 경험한 나라. 자신이 범한 엄청난 죄악조차도 사소한 것으로 보이게 하는 위대한 나라. 역사를 논할 때 로마제국이 빠질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런데 지금은 평범한 존재로 변해버린 로마. 하지만 폐기 처분을 기다리는 낡은 역사가 아니다. 새로운 비상을 준비하는 유럽에 있어 힘의 근원이 되는 역사다. 저자는 그래서 로마제국이 의미심장하다고, 그 역사를 읽으면 미래가 보인다고 말한다.
〈이광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