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적이는 공원 ▼
전국의 대형 놀이공원과 유원지,국립공원에는 이른아침부터 부모들의 손을 잡고 나들이 나온 ‘꼬마주인공’들로 붐볐다. 그러나 경제난으로 ‘알뜰나들이’가 늘어 대형 유료놀이공원은 예년에 비해 입장객이 10∼20%정도 감소했다.
이날 롯데월드, 과천 서울랜드, 용인에버랜드 등 수도권 대형놀이공원과 고궁 및 유원지에는 1백만명 가량의 행락인파가 붐볐으며 어린이들을 위한 다채로운 공연과 온가족이 함께하는 놀이행사가 하루종일 이어졌다.
어린이들은 동화속 주인공들의 퍼레이드와 고적대의 마칭밴드, 인기개그맨과 가수들의 공연, 뮤지컬, 만화영화 등을 관람하며 탄성을 질렀다.이날 오전10시40분경 경기 과천의 서울랜드에서 롤러코스트형 놀이기구인 ‘블랙홀’이 30여분간 정지하는 사고가 발생했으나 다친 사람은 없었다. 사고는 승객들을 태운 블랙홀이 출발하기 직전에 승객대기석에 놓여 있던 가방이 철로에 떨어지면서 일어났다.
▼ 썰렁한 보육원 ▼
한편 ‘IMF사태’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정의 자녀들은 남달리 쓸쓸한 어린이날을 보내야 했다.부모로부터 버림받거나 불황의 여파로 아동보호시설에 맡겨진 아이들은 어린이 날에도 불구하고 예년에 비해 방문객이 크게 줄어 쓸쓸한 하루를 보냈다.
홀트아동복지회 일산복지타운에는 지난해 수십명의 독지가들이 성금과 선물꾸러미를 들고 방문했으나 올해는 2,3명의 직원가족들만이 성금 1백30만원을 들고 찾아왔다.서울시내 M, J보육원의 경우는 단 1명의 방문객도 찾지 않아 교사들이 아동들을 데리고 북한산이나 여의도 공원 등 ‘돈이 안드는 곳’을 찾아 어린이들의 섭섭함을 달래 주었다.서울 은평구 N천사원 김모교사(31·여)는 “예년에 비해 방문객의 수가 20%이상 줄었다”며 “IMF사태이후 집안사정 때문에 맡겨진 50여명의 아동들이 하루종일 엄마 아빠를 기다렸으나 찾아오는 부모들이 없었다”고 안타까워했다.
〈윤상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