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주부인데요. 텔레비전이나 잡지에서 성공했다는 여자들을 보면 어떤 땐 마구 속이 상합니다. “야, 저 여자들 남편은 땡잡았네”하는 남편도 보기 싫고요. 얼마전에는 TV에서 “왜 집에서 썩고 있느냐”면서 “당신도 나처럼 뜰 수 있다”고 마구 부추기는 강사의 말을 듣다가 화가 나서 TV를 그만 꺼버렸습니다. 수영선수도 아니고 수영장도 없는데 어디 가서 뭘 어떻게 ‘뜨라’는 건지요. 열심히 살림하며 사는 일이 과연 그렇게 뒤떨어진 일일까요?
◇ 답 ◇
‘한 몸에 두 지게 못 진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문제는 사회적인 영향도 받겠지만 각자 몫의 선택입니다. 여러가지 일을 모두 잘하기는 실로 어렵습니다. 성공했다는 사람도 실제로는 자기 삶의 귀한 어떤 부분을 제물로 바친 점이 있습니다. 모든 것을 가진 삶은 누구에게도 오지 않기 때문이지요. 겉으로 보이는 다른 사람의 삶을 따라가려다 ‘살찐 놈 따라 붓는다’는 옛말처럼 될 수도 있습니다.
요즘 부러움 섞어 ‘뜬다’는 말을 잘 쓰지만 벼나 콩을 물에 담가 보세요. 속이 안 차고 허술한 것부터 둥둥 뜨잖아요? 가족의 기본적인 삶을 돕는 살림에는 갑자기 떴다가 가라앉지 않는 깊은 의미가 있습니다.
우애령(작가·카운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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