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땅의 아버지들]자녀의 한마디 아버지 마음 멍들어

  • 입력 1998년 5월 5일 21시 46분


“내리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은 없다”는 것은 인생사의 진리일까.

아이들이 무심히 내뱉는 ‘촌철살인(寸鐵殺人)’의 한마디 한마디가 아버지의 가슴에서 옹이로 맺힌다. ‘아버지의 전화’(02―208―0660)에 고민을 호소해온 아버지들이 털어놓는 ‘가슴에 못을 박는 한마디’들.

▼유아기(3∼6세)〓본능에 이끌려 자기욕구를 충족하려는 시기.

△아빠 싫어. △아빤 왜 돈이 없어? △때려도 할거야(고집 피울 때).

▼초등학교(7∼12세)〓아버지의 권위와 지식, 경제력을 동일시하는 시기.

△아빠는 그것도 몰라?(숙제할 때) △공부 잘하면 뭐해. 아빠는 공부 잘 했다면서 부자도 아니잖아?(공부하라고 다그칠 때) △아빠, 왜 우리는 남보다 못살아? △옆집차는 △△△인데 우리차는 이게 뭐야.

▼중고등학교(13∼18세)〓욕구의 폭이 넓어지고 종류도 다양해지면서 ‘1차 홀로서기’를 시도하는 시기.

△아빠가 나한테 해준 게 뭐가 있어요? △글쎄 알았다니까요(잔소리 할때). △아빤 구세대야. △아빠는 이해못해요. △됐어요. 됐다니까요. △내가 알아서 한다니까요. △언제 내 얘기 제대로 들어준 적 있어요? △도대체 왜 그러세요? △왜 나를 낳았어요. △글쎄 지겹다니까요.

▼청년기(19∼결혼전)〓독립기. 결혼을 앞두고 아버지의 사회적 지위와 경제력에 대한 불만을 토로.

△용돈 벌써 다 썼어요. △누가 가난하게 살랬어요. △혼수가 이게 뭐예요. 부끄러워서 시집 못가겠어요(결혼을 앞두고). △따지고 보면 아버지가 성공한 일이 뭐가 있어요? △시댁(처가)에 창피해요. △제발 좀 그만하세요. △꾀죄죄하게 그게 뭐예요. 남보기 부끄럽다니까요. △뭘 아신다고 그래요. 제 말좀 들으세요.

▼장년기(30∼40세)〓손자 손녀가 자라나는 시기.

△나갔다 올테니 애 좀 봐주세요. △필요없는 말 좀 그만하고 다니세요. △쓸데없이 돌아다니지 말고 집에 좀 계세요. △그 돈 무덤까지 가져가실 거예요?(유산문제와 관련해)

〈박중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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