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한 살배기 속초 어린이 신은영. 그가 초등학교 2학년 때 쓴 동시 ‘민들레 꽃씨’. 민들레 꽃씨에 실린 맑은 동심이 눈앞에서 하늘거린다.
컴퓨터 게임이나 TV 비디오에 죽자고 매달리는 도시의 아이들. 어쩌다 한번, 엄마 성화에 못이겨 동화책을 들여다 보는 척이나 할까. 동시를 읽고 쓰는 어린이는 여간해선 보기 힘들다.
이런 때에 나온 꿈 많은 어린이 신은영의 동시집 ‘몽당연필과 꼬마지우개’(자연사랑 펴냄)가 반갑다. 유치원 때부터 초등학교 4학년 때까지 쓴 1백60여편의 동시를 한데 모았다.
‘진달래는 진달래끼리/개나리는 개나리끼리//싱그러운 속삭임/봄의 속삭임/알아들을 순 없어도/봄 햇볕만 가득해//이따금씩/봄바람이 귓바퀴에 말해준다//봄의 이야기는 재미있다고…’(‘봄 풀밭에서’)
이에 질세라, 초등학교 3학년에 다니는 이원선 어린이도 작품집을 냈다. 그동안 쓴 동시와 일기를 모은 ‘나는 이원선입니다’(춘광미디어). 장래 희망이 숙제를 안내주는, 좋은 선생님이 되는 것이라고.
‘할머니는/아기 보고//“하이고, 누굴 닮아/이래 개미 같이 작을꼬.”//부러워서/약올라하는나//…그래도 그래도/내 속마음 모르고//아기는 할머니 겨드랑이/속으로 기어들어 가서/푹신하다는 듯 까르르/웃어요’(‘아기’)
크리스마스를 ‘크립스맙스’라고 우기는 동생. 그 동생을 멍청이라고 놀리면서도 아끼는 누나. 이런저런 주변의 일들을 아기자기하게 그린 일기 내용도 따뜻하다. “곤섭아. 누나가 말할 게 있어.우리 크립스맙스 즐겁게 보내자!”
동시에도 그 예쁜 마음이 알알이 맺힌다. ‘한 방울 굴러 잎사귀에/똑!//두 방울 굴러 꽃잎 위에/똑똑!//세 방울 내려/냇물로 쪼로록//네 방울 굴러/개구리 목욕시키고/다섯 방울 굴러/물고기 세수시켜 준다…’(‘이슬’)
〈이기우기자〉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