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대 교육학과 3년 정민아씨(21). “과외 아르바이트가 끊어진데다 부모님에게 받는 용돈도 줄어들어 한달에 3, 4번씩 오던 것을 1, 2번으로 줄였어요.”
90년대 젊은이 놀이문화의 ‘첨단지대’인 록카페에도 어김없이 불어닥친 IMF 바람. 그 바람은 ‘물좋은 젊은이들’에게 어떤 파장을 미치고 있을까? ‘록카페의 경제학.’
▼ 경영상태 ▼
96년 서울 압구정동 1호점을 시작으로 13호점까지 연 록카페체인 고구려. ‘한국형’ 록카페로 자리매김했지만 최근 전체매출은 30∼40% 감소.
2호점인 신촌점. 지하 1층에 50여평 규모. 테이블 30개 1백20석. 바에 있는 좌석을 합해 1백40개의 좌석.
대학생 고객의 주머니가 가벼워지면서 ‘일일 테이블 회전율’이 뚝 떨어졌다. 평균 2.5∼3회는 손님이 물갈이돼야 이익이 생기지만 요즘은 1.5∼2회 수준.
록카페의 주수입은 맥주판매. 매출의 7할을 차지한다. 손에 들고 마시는 ‘작은 병’이 국산 5천5백원, 수입맥주 5천8백원. 구입가격이 국산맥주 1천원, 수입맥주 1천6백원이니 병당 4천5백∼4천2백원 정도 남는 셈. 주말에 3백여병, 평일에는 1백20∼1백50병이 나간다. 양주매출비율은 5%.
신촌팀장 최관식씨. “외국산 맥주에 대한 선호도가 급격히 떨어졌다. 밀러나 코로나같은 외국산을 찾는 젊은이가 5대 5, 6대4정도로 많았는데 최근에는 8대2로 국산을 많이 찾는다.”
월 매출은 약 5천만원. 주방요원 3명, DJ월급, 시간당 3천원짜리 아르바이트생 4명을 합해 월 인건비는 1천만∼1천1백만원. 임대료 월 4백만원. 4천만원 정도가 운영관리비로 들어간다.
지난해 7월 ㈜고구려와 1억5천만원씩 자본금을 출자해 동업형태로 사업을 시작한 신촌팀장 최씨의 수입은? “팀장월급 1백50만원과 순익 1천만원 중 반정도를 이익으로 가져간다. 지난해 보다 줄었지만 손해보는 건 아니다.”
▼ 생존전략 ▼
신촌점은 경영상태가 양호한 편. 은행이자율보다 순익이 떨어지는 점포가 80%가량이다.
체인점을 관리하고 영업전략을 짜는 ㈜고구려의 안희태 감사실장. “젊은이들의 놀이문화가 10년정도 후퇴하는 느낌이다. 춤 술 음악 분위기를 동시에 즐기던 젊은이들이 ‘생맥주집’으로 돌아가려 한다. 가격을 낮추는 생존전략을 펼지, 젊은이 취향의 이벤트를 강화하는 공격적 전략을 택할지 기로에 서 있다.”
여름의 ‘긴긴 하루해’도 록카페의 적. 어둑어둑해야 손님이 드는 특성 때문이다. 평일은 오후 5시, 주말은 3시에 문을 열지만 실제 손님이 오는 시간은 7시 이후. “7∼9월에는 8시까지 해가 남아 있어 초저녁에 30∼40% 할인해주는 전략을 세웠다.”
고객층은 대학생이 80%. 나머지는 신세대 직장인. 직장인이 학생에 비해 1.5∼2배 돈을 많이 쓰지만 ‘물관리’의 필요성을 생각하면 그리 반가운 손님은 아니다. 안실장은 “젊은이들의 ‘놀이공간’인 만큼 물관리는 필수다. 출입을 통제하지는 않지만 음악선곡 등의 방법으로 ‘수준’을 유지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고 말한다.
〈박중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