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이런 학원들은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돈벌이’가 된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온 수강생들로 만원이다. 경제난으로 답답해진 사람들이 운세와 점술에 빠져드는 세태의 반영이다.
수강생들은 고교를 갓 졸업한 10대에서부터 주부 대학생 교사는 물론 정리해고로 실직당한 사람들과 명예퇴직을 눈앞에 둔 공무원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게다가 요즘에는 3백만∼5백만원짜리 개인교습과 출장강의를 전문으로 하는 사설역술원까지 등장했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D역리협회는 10여년간 역술인 양성과정을 운영해오며 그동안 1천2백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매년 2차례에 걸쳐 5개월 과정으로 20여명 정도의 수강생을 모집하는 이곳은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 저녁 2시간 동안 협회의 임원들이 명리(사주) 육효(주역) 관상학 풍수지리 성명학 등 5과목을 강의한다. 월 수강료는 20만원.
서울 용산구 한강로 2가에 자리잡은 D무속연합회 상설연수원은 10여년간 3천여명의 ‘무당’을 배출한 무속인 전문양성소. 현재 20대 초반부터 60대후반에 이르는 30여명의 수강생들이 1∼2년 과정으로 저녁에 3시간씩 무당학습에 여념이 없다.
수강생중 80%이상이 주부나 직장여성이며 나름의 ‘신내림’을 확신하면 이곳을 찾아 굿과 치성, 기도법, 장구 바라 징 등 무악기연주법과 굿춤 등을 익힌다. 원장 박모씨(62)는 “IMF이후 무당이 떼돈을 번다는 소문을 듣고 굿기술을 배우겠다며 찾아오는 20대 여성들이 부쩍 늘었다”고 밝혔다.
이밖에 서울 신당동의 M무속원, 시흥동의 D역술원 등은 개인지도와 출장강의를 전문으로 한다. 3∼5개월 과정에 수강료는 3백여만원.
〈윤상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