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근태의 맛나들이]「자하문 토숙집」

  • 입력 1998년 5월 14일 19시 27분


‘음식은 세가지로 먹는다’. 눈으로 모양새를 먹으니 보기에 먹음직해야 하고 코로 냄새를 먹으니 냄새가 좋아야 하고 입으로 맛을 먹으니 맛이 특별해야 한다는 말이다.

음식점을 찾았을 때 음식이 먹음직해야 함은 기본이고 분위기가 먹음직스러우면 금상첨화다. 요즘엔 이것저것 치장해 원하는 분위기를 연출한 집이나 잘 다듬은 집을 연상하기 십상인데 자연 그대로인 우리나라 정원의 멋을 즐길 수 있는 곳이 있다.

자하문 토속집. 청와대 뒷길을 돌아 자하문터널이 끝나자마자 차에서 내리면 대원군별장 건너편 오른쪽에 있는 토속음식점으로 뜰의 경치가 자연스럽고 아름답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 된 개나리(80년생)를 창밖으로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철따라 흐드러지게 핀 진달래 목련 백목련 능금나무꽃 금낭화 노루귀가 환상적이다. 시원한 물을 길을 수 있는 두레박 우물까지 있어 서울 안의 시골을 맛볼 수 있다.

화창한 날을 골라 뜰에 내놓은 탁자나 평상에서 삼계탕을 먹어볼 만. 주인이 직접 닭발 찹쌀가루 인삼가루를 넣고 하루종일 정성껏 곤 물에 찹쌀 인삼 대추 밤을 넣어 한소끔 더 끓여낸 삼계탕은 봄을 타서 허해진 사람들에게 좋은 식보일 것이다. 충북 음성의 토종콩으로 갈아 만드는 구수한 맛의 콩비지도 점심에 먹어볼 만한 별미다. 보드레한 닭살을 쪽쪽 찢어 갖은 양념으로 무친 닭무침도 있다. 삼계탕 8천원, 닭무침 1만원, 닭곰탕 4천원, 파전 7천원. 02―396―7672

조근태(도서출판 현암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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