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아토피 피부병]면역체계 이상탓…음식 가려먹여야

  • 입력 1998년 5월 20일 20시 05분


“아이가 쉬지 않고 긁어대 속상해요.”

아토피 피부병. 유아의 10∼15%가 걸리는 대표적인 어린이 피부질환. 아이는 신경질을 부리며 손이나 소매로 온몸을 긁는다. 진물이나 피가 나고 딱지가 앉는다. 대부분 초등학교 입학 무렵까지 낫지만 어른이 돼도 낫지 않아 우울증에 걸리거나 취업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원인〓그리스어에서 유래된 아토피(Atopy)란 말은 ‘이상한’이란 뜻. 병원(病原)이 명확하지 않다는 뜻이다. 유전과 공해 등의 이유로 몸의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겨 발병.

▼증세〓나이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2개월∼2세 땐 주로 뺨이나 이마 두피(頭皮), 2∼10세 땐 팔과 허벅지가 가렵다. 청소년이나 성인은 팔 다리의 접히는 부분이 가려운 경우가 많고 온몸의 피부가 벗겨지기도 한다. 2∼10세 환자가 대부분. 이때는 계란 우유 밀가루 땅콩 등 특정 음식을 먹으면 증세가 악화되므로 음식을 가린다. 병원에서 먹어선 안될 음식을 가려주기도 한다. 성인의 경우엔 스트레스나 환경도 주요 요인. 아토피 피부병은 천식 알레르기 비염 결막염 등의 합병증도 부른다.

▼병원에선〓알레르기의 원인과 증세에 따라 다른 치료법을 쓴다. 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가기 전 증세를 세밀히 관찰해 의사에게 정확히 얘기한다. 환부에 스테로이드 연고를 바르거나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는 것이 일반적 치료법이지만 일시적 효과밖에 거둘 수 없다. 특히 스테로이드연고는 부작용이 심하다. 키가 크지 않고 고혈압 당뇨 위궤양 골다공증 등의 원인(遠因)이 된다. 백내장 녹내장으로 실명할 수도 있다. 일부 병원에선 중증 환자에게 몸의 면역체계를 향상시켜주는 ‘면역치료’를 하고 있다. 환자의 면역체계에 따라 다른 주사를 놓는다.

▼집에선〓하루 한 번 정도 23∼26도의 미지근한 물로 3∼5분 샤워하는 ‘목욕 요법’으로 땀과 알레르기물질 등을 없애면 좋다. 중성 또는 약산성 비누를 바르면서 씻어낸다. 때밀이 타월을 쓰면 안된다. 목욕 뒤엔 부드러운 면수건으로 톡톡 쳐 닦아내고 바셀린이나 베이비오일 등 보습제를 발라준다. 보습제는 살갗이 가렵거나 빨개지면 사용을 중단. 목욕을 너무 자주 하면 증세가 악화된다.

이밖에 땀을 잘 흡수하고 바람이 잘 통하는 면의류를 입히고, 집먼지진드기의 서식처인 카펫 커튼 등을 치우는 것이 좋다. 일부 환자는 지방산이 많은 옥수수기름과 앵초기름이 든 음식을 많이 먹어 증세가 호전됐다는 보고도 있다.

(도움말〓서울대의대 피부과 김규한교수, 성균관대의대 삼성제일병원 노건웅교수, 성피부과의원 홍남수원장)

〈이성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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