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구역상으로 보면 용산구 이태원동과 한남동에 걸친 약 1.5㎞에 이르는 직선거리를 사이에 둔 주변지역을 통칭한다. 이곳 상가는 총 1천9백여개. 대개 의류와 가죽제품, 골동품을 주로 취급하고 뒷골목엔 유명브랜드의 시계에서부터 골프채 등에 이르기까지 각종 모조품이 없는 것이 없다.
IMF전까지만해도 썰렁했던 이곳은 최근 환율상승으로 활기를 되찾았다.
인접한 동남아나 일본의 관광객이 늘어나고 최근에는 러시아 보따리상까지 진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그럼에도 전반적인 경기는 그리 밝지 않다. 내국인의 발길이 현저하게 줄어 업소에 따라 평균 30∼40%의 매출감소를 겪고 있다고 상인들은 말한다.
그래서 손님을 끌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연합회측이 15일부터 실시하고 있는 ‘98 이태원 월드 페스티벌’행사도 그중의 하나.
▼가죽제품〓현재 가죽제품 판매업소는 대략 4백여 곳. 매장규모가 1∼2평밖에 안되는 조그만 매장부터 고급 인테리어를 갖춘 대형매장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가격은 아주 고가의 수입품을 제외하곤 대체로 비슷한 편. ‘데이튼(Dayton)’은 마스코트 니콜 발렌티노 같은 국내라이선스제품을 주로 취급한다. 소가죽 제품이 많지만 고가의 양가죽 제품도 있다. 매장도 새롭게 단장, 깔끔하게 꾸몄다. 여성용 가죽배낭 6만5천∼8만원. 핸드백 5만∼15만원. 여행용트렁크 5만∼20만원. 남성용 장지갑 1만5천∼3만원.
‘아리랑 스토어’는 10만원대의 소가죽 제품도 팔지만 희귀한 가죽을 사용, 자체 제작한 고가의 국내제품으로 외국인들 사이에 유명한 곳. 악어가죽으로 만든 핸드백 39만∼1백만원, 타조가죽 핸드백 2백만∼3백만원, 하마가죽 핸드백 69만원.
계절적으로 가죽의류는 많이 팔리지 않고 있으나 가을 겨울철에 비해 가격이 20∼30% 싸기 때문에 꾸준히 쇼핑객이 몰린다. ‘릴라이어블(Reliable)’은 주로 여성용 가죽의류를 취급하는 매장. 소가죽 하프코트 15만원. 양가죽 트렌치코트 20만원선. 양가죽 숙녀재킷 16만원.
▼의류 및 신발〓이태원에서 제일 눈에 많이 띄는 곳은 ‘큰옷매장’. 덩치가 큰 외국인을 상대로 하지만 쉽게 맞는 옷을 구할 수 없는 ‘대형’ 내국인도 많이 찾는다.
‘깜보’는 인근 큰옷매장중 가장 큰 매장. 베스트를 포함한 남성여름정장 16만원. 청바지 2만9천원. 면바지 2만5천∼3만원. 와이셔츠 1만∼3만원. 재킷 3만∼5만원.
이태원 의류시장의 또하나의 특징은 맞춤양복점. 기성복이 주류를 이뤄 많이 사라졌지만 그래도 단골고객을 중심으로 10여곳이 꾸준히 성업중이다. 그중에서 ‘유에스 킴테일러(US Kim Taylor)’는 미국의 레이건 전대통령, 브라운 전국방장관 등 유력 외국인사가 옷을 맞춰 유명한 곳. 한벌 제작에 보통 1주일정도 걸리나 빠르면 이틀만에도 만들어준다. 사용하는 원단에 따라 값차이가 많다. 남성정장 35만∼80만원.
‘올시즌스’는 몇개 업체가 공동운영하고 있는 보세제품 전문업소. 신발부터 액세서리 가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을 팔고 있다. 스포츠 세미힙합 배낭 2만3천∼4만5천원. 학생용 테니스화 2만원. 누박으로 만든 힙합운동화 5만원. 여성용 핸드백 3만5천∼8만원.
‘월드스포츠’는 이태원내 고만고만한 보세신발 전문점중 하나. 품질도 좋고 무엇보다 가격이 싸다. 테니스화 2만원. 가죽힙합신발 3만∼4만원. 가죽샌들 2만∼3만원.
‘아메코’라는 상표로 알려진 ‘스카이’는 2차대전 당시 미국 조종사 잠바 등 항공의류를 주로 취급하는곳.면티2만원.양가죽무스탕 25만∼40만원. 군화 4만원. 파일럿여름잠바 9만8천원. 각종 부대마크 2천∼6천원. ▼교통편 및 음식점〓연말 개통 예정인 지하철 6호선 공사가 한창이어서 지상 교통여건은 열악한 편. 주변 3,4군데 주차장이 있지만 찾기도 어렵고 그나마 10여대정도 밖에 주차할 수 없는 간이 주차장이 대부분이다. 가격도 30분에 2천원으로 비싼편. 여유있는 쇼핑을 하려면 버스를 이용하는 편이 좋다. 시내버스는 23, 81, 78―3, 773, 401번이 운행중.
이태원은 국제관광지답게 세계 각국의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정통 인도음식으로 유명한 해밀턴호텔내 ‘아쇼카’, 파키스탄 음식전문점 ‘모굴’, 태국 음식전문점 ‘유엔빌리지’ 등. 이밖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맥도날드 버거킹 등 패스트푸드점도 많고 인근에 용산가족공원 전쟁기념관 등도 위치하고 있어 가족동반 나들이 코스로도 권할 만하다.
〈정재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