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세밀화로 그린 보리 어린이 동물도감」

  • 입력 1998년 5월 26일 07시 00분


‘뜸북 뜸북 뜸북새 논에서 울고/뻐꾹 뻐꾹 뻐꾹새 숲에서 울제….’

어른이나 아이나 할 것 없이 즐겨 부르는 ‘오빠생각’. 뜸북새는 노랫말 때문에 우리에게 아주 친숙하다. 하지만 뜸북새가 어떻게 생겼는지, 그 모양새를 대충이라도 아는 사람은?

뚜르르르, 귀뚜라미가 가을 밤을 울고 깜박깜박, 반딧불이가 여름 밤을 밝히는 이유는? 또, 쇠똥구리 자벌레 누에 물매암이는 왜 이렇게 재미나고 신기한 이름을 갖게 됐을까?

‘세밀화로 그린 보리 어린이 동물도감’(보리 펴냄).

초등학교 전 교과과정에 나오는 1백60가지 동물들을 손에 잡힐 듯 꼼꼼하게 그렸다. 사람이 눈으로 직접 보고 그려 털이나 발톱무늬까지 보여준다.

세밀화 동물도감은 우리나라에선 처음 선보였다. 5년여 동안 산과 들을 누비며 눈 위에 찍힌 수달 발자국, 멧돼지가 파놓은 나무뿌리, 산이 쩌렁쩌렁 울리도록 나무를 쪼는 딱따구리를 쫓아 다녔다.

자벌레는 왜 자벌레? 자로 옷감을 잴 때처럼 몸을 반으로 접어 가면서 움직인다고 해서 자벌레다.

자벌레는 적이 다가오면 나뭇가지에 붙어 꼼짝하지 않고 위기를 모면한다. 가까이서 자세히 들여다봐도 나뭇가지와 구분하기 힘들다. 이처럼 남의 흉내로 자신을 지키는 것을 ‘의태(擬態)’라고 한다.

물 위에서 빙글빙글 맴을 돈다고 해서 물매암이. 물맴이라고도 하는데 가운데다리와 뒷다리를 움직여 헤엄을 친다. 1초에 50번을 왔다갔다 한다고.

누에는 ‘누워 있는 벌레’라는 뜻. 우리나라에선 대략 5천년전 쯤, 삼한시대 때부터 누에를 길렀다. 쇠똥을 굴린다고 해서 쇠똥구리. 소가 싼 똥 속에서 산다. 어휴, 냄새….

귀뚜라미는 수컷만 운다. 날개를 비벼 내는 소리는 암컷을 부르기 위해서다. 다른 수컷에게 “여기는 내 땅이니 들어오지 마시오”라는 메시지도 전할 겸.

반딧불이의 꽁무니에 깜박이는 불빛도 짝짓기와 관련이 있다. 수컷만 날개가 있다.암컷은 땅 위나 풀줄기 따위 기어다니면서 불빛으로 위치를 알려준다.

궁금한 게 어찌 이 뿐일까.

이름만 들어도 섬뜩한 송장벌레. 왜 ‘자연의 청소부’라는 멋진 별명이 붙었을까? 바퀴벌레는 왜 살아있는 화석(化石)? 지익지익, 여름 밤 밭둑 같은 곳에서 나는 울음소리는 무슨 소리? 소금쟁이 애소금쟁이 왕소금쟁이 광대소금쟁이 바다소금쟁이는 어떻게 다를까?

〈이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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