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조각명품 서울나들이…프랑스 33개 국립박물관연합展

  • 입력 1998년 5월 27일 07시 00분


인류 최초의 법전으로 손꼽히는 함무라비 법전비(碑), 사모트라스의 ‘승리의 여신상’, 밀로의 ‘비너스’, 미켈란젤로의 미완성작 ‘노예상’, 로댕의 ‘칼레의 시민들’….

세계 예술사를 한 눈에 가늠해볼 수 있는 조각 명품이 한자리에 모인다. 6월4일부터 7월29일까지 예술의 전당 미술관에서 열리는 ‘프랑스 국립박물관 조각전―루브르 조각 아틀리에 2백년전’. 동아일보사 주최.

전시작은 1백25점. 프랑스의 33개 국립박물관 연합(RMN)이 소장한 작품 가운데 고대 이집트, 그리스와 로마, 중세, 르네상스 등 시대별로 명작을 간추렸다. 이들의 해외 나들이는 미국과 일본에 이어 한국이 세번째. 전시비용도 20여억원.

전시작은 모두 놓치기 아쉬운 걸작들이다. 루브르박물관이 소장한 밀로의 비너스는 고전미의 상징. 현지에서도 관람객들의 북새통으로 제대로 감상할 수 없는 작품이다.

함무라비 법전비는 높이 2.25m의 현무암에 2백82항의 법조문을 새긴 대작. 설형문자로 3천5백줄의 문장이 새겨져 있다.

사모트라스의 승리의 여신상도 헬레니즘 말기 문명을 대표하는 작품. 막 땅을 박차고 비상할 것같은 날갯짓이 일품이다.

이밖에 우아한 곡선과 균형잡힌 근육을 지닌 ‘군신 아레스’, 아를르의 비너스로 불리는 ‘웅크린 아프로디테’ 등도 빼놓을 수 없는 작품들.

전시작은 거의 진품과 다름없는 재주조물이다. 프랑스 정부가 공인하는 ‘루브르 조각 아틀리에’가 엄격한 공정을 거쳐 빚어낸 것으로 진본의 작은 흠까지도 빼닮았다. 루브르 조각 아틀리에는 탄생 2백년을 맞은 복원 복제 전문 기관.

행사를 기획한 한국의 BMF측은 “루브르 등의 소장품은 프랑스를 벗어날 수 없어 해외 전시는 국가공인 재주조물로 대신한다”며 “이들 작품도 보험에 들 정도로 진품 대접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에는 시각 장애인을 위해 조각을 직접 만져볼 수 있는 자리를 별도로 마련한다. 전시기간 내내 현장에서 전시작의 데생 작품이나 사진을 공모해 전시가 끝난 뒤 시상식도 갖는다. 02―714―9159

〈허 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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