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호화 여객선 타이타닉호는 승객 1천5백여명과 함께 대서양 한복판에서 침몰했어도 할리우드 영화 ‘타이타닉’은 5억7천만달러라는 경이적인 흥행수입을 세우며 지금도 무풍 항해중이다.
타이타닉호는 1912년 4월15일 영국 사우샘프턴에서 미국 뉴욕으로 향하는 처녀 항해에서 침몰한 영국의 호화여객선.
영화는 3시간여 동안 빙산과 충돌해 침몰하는 타이타닉호의 비극을 생생하게 그려냈다.
이 영화가 많은 관객의 사랑을 받는 것은 단순히 대재난의 영화가 아니라 멜로드라마의 요소를 가미했기 때문. 주인공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케이트 윈슬렛의 열정적인 사랑은 여객선이 침몰하는 순간 더욱 빛을 발한다. 게다가 배가 침몰하고 인명이 구조되는 과정에서 노정된 당시 영국사회의 계급구조와 상류층의 위선은 ‘침몰’ 그 자체 만큼이나 비극적이었다.
타이타닉호의 침몰은 당시 세계에 큰 충격을 주었다.
빙산에 대한 연구가 시작된 것이 바로 그때고 빙산을 탐지하는 장비도 그후에 개발됐다.
빛은 물속에서 산란이 심하기 때문에 선박이나 잠수함이 수중에서 빙산과 같은 물체를 발견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개발된 장치가 ‘소나’(Sonar·Sound Navigation And Ranging)라고 불리는 음파탐지기다. 소나는 음파를 이용해 수중의 물체를 탐지하고 거리와 방향을 알아내는 장치다.
수영장 안에서 동전 떨어지는 소리가 멀리서도 또렷하게 들리는 것을 경험한 적이 있을 것이다. 소리는 물속에서도 잘 전달될 뿐만 아니라 캄캄한 밤에 물체를 인식하는데도 이용될 수 있다. 소나는 물체가 수중에서 방출하는 소리를 측정하거나 음파를 쏘아 그 물체에 부딪쳐 반사돼 돌아온 파를 분석하여 수중 상황을 알아낸다.
잠수함이 등장하면서 음파탐지기에 대한 관심은 더욱 고조됐다. 미국이 2차세계대전 당시 모든 군함에 소나를 장착해 독일의 막강 잠수함 유보트(U―Boat)를 섬멸한 이야기는 유명하다.
그러나 소나의 탐지 범위는 바다의 기상상태나 배의 속도에 의해 크게 제한받는다.
요즘엔 인공위성이나 비행기같은 첨단 장비를 이용해 시시각각 이동하는 빙산의 위치를 추적해 선박에 알려준다. 타이타닉과 같은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정재승(한국과학기술원 물리학과 박사과정 jsjeong@sensor.ka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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