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를 낸 오모씨(33·여·서울 구로구 오류동)는 4일 같은 신문에 낸 ‘사과문’ 광고를 통해 “지난 번 광고가 사행심을 조장하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킬 소지가 있어 투자자 모집을 취소한다”며 “투자하신 분들은 6일까지 전화를 해 주면 송금해드리겠다”고 말했다.
오씨는 지난해 11월 은행융자금 3천3백만원을 떠안는 조건으로 전세 4천만원에 18평짜리 신축빌라에 입주했으나 국제통화기금(IMF)충격으로 15%대까지 치솟은 금리를 감당하기 힘들게 되자 비디오로 본 외국영화에서 이같은 아이디어를 얻었다.
광고와 기사가 나가자 오씨의 집에는 문의 전화가 빗발쳤다. 이틀동안 무려 6백여통의 전화가 걸려와 4백40여명이 1만원씩을 입금하는 등 큰 호응을 얻었다.
오씨는 하지만 호응이 커질수록 걱정도 늘어났다. 전화를 건 사람들의 태도가 너무나 진지했기 때문이다. 주위사람들이 이같은 ‘거래’가 사행행위 등 규제 및 처벌특례법에 저촉돼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걱정을 해온데다 경찰이 찾아오는 등 심상치 않은 반응을 보인 것도 걱정이 됐다.
특히 신학교에서 목사수업을 받고 있는 남편 한모씨(35)가 “괜한 일로 우리보다 어려운 이웃에게 절망감만 안겨주는 것 같다. 우리가 살기 위해 남에게 해를 끼치는 일은 하지말라”고 말한 것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오씨는 4일 “신문광고료 등으로 오히려 빚이 2백여만원 늘었지만 마음은 더할 나위없이 편안하다”고 후련해 했다.
〈나성엽기자〉newsd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