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선거휴일]『조용히 집에서』『인근 공원찾아』

  • 입력 1998년 6월 4일 20시 30분


선거때문에 생긴 임시휴일 4일. 투표를 마친 유권자들이 가족과 함께 관광지나 행락지로 떠나던 예전의 모습과는 달리 집에서 조용히 머물거나 근처공원에서 하루를 보낸 이가 늘었다.

국제통화기금(IMF)시대에 걸맞은 휴일 즐기기일까. 금요일인 5일의 ‘징검다리’만 건너뛰면 나흘연휴를 즐길 수 있는데도 고속도로로 빠져나가는 차량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이날 오후2시현재 서울 궁내동 톨게이트를 빠져나간 차는 모두 10만2천6백여대로 보통휴일보다 2만여대가 적은 수준이며 평일 통과대수에 불과했다. 토일요일 이틀연휴만 와도 톨게이트가 온통 주차장으로 변하던 ‘거품시절’의 휴일과는 전혀 다른 양상.

4일 오전 종암1동 제5투표소에서 한표를 행사한 백기훈씨(60)는 북한산으로 향했다. 예전에는 선거일이면 가족이 외식을 하곤 했지만 이날은 모두 집에 머물고 백씨 혼자 등산을 즐겼다.

북한산 국립공원에는 이날 입장객수가 평일보다 30%이상 늘었다. 롯데월드 등에도 가족동반등 입장객수가 평일보다 30%가량 늘어난 2만1천여명이 몰렸다. 그러나 J호텔 프랑스식당등 고급 레스토랑에는 오히려 평일보다 손님이 줄어 50%이하의 예약률을 보였다.

비디오를 즐기는 사람도 늘어나 서울 도봉구 창동의 N비디오주인 최모씨는 “평일 30편의 대여편수에 비해 훨씬 늘어났다”며 “투표전날 40여편이 넘었고 4일 오전에만도 평일 대여편수를 넘었다”고 말했다.

이날 조용히 낮시간을 보내고 저녁엔 축구중계를 본 사람도 많았다. 한편 서울시내 각종 고시학원만은 7월에 집중된 시험준비생들로 붐볐다.

〈이원홍기자〉bluesk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