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할 수 없을 만큼 조그맣고 뜨거운 한 점이 갑자기 거대한 에너지를 발산하며 폭발했고 그래서 우주가 생겨났다는 ‘빅 뱅’이론. 빅 뱅 이론이, 우주는 계속 팽창하고 있다는 ‘우주 팽창론’과 맞물리기 위해서는 허블망원경의 출현을 기다려야 했다. 수백만 개의 은하가 서로로부터 엄청난 속도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을 관찰하기까지는.
그러면 빅 뱅 이전, 우주는 어떤 모습으로 존재했을까?
사계절에서 펴낸 ‘즐거움과 상상력을 주는 과학’.
미국의 과학박물관이 과학 대중화를 위해 야심적으로 기획한 책. 일상속의 다양한 경험을 실마리 삼아 현대 과학의 1백가지 핵심 주제를 자연스럽게 끄집어낸다. ‘과학 문외한’들에게 맞춤.
과학은 우리에게 단지 잠정적이거나 부분적인 사실을 말해줄 뿐이며 과학은 가능성의 영역을 다룰 뿐이라는 전제 아래, ‘새로운 의문의 출발’로서 과학의 의미를 상기시킨다.
엔트로피 퀘이사 도플러효과 등 ‘어디서 들어본 듯한’ 개념에서부터 유령 감각, 눈먼 시력, 생체 나침판 등 현안이 되고 있거나 새롭게 등장하는 주제를 아우른다.
진화의 단계에서 인간에 가까울수록 지능이 높다?
문어의 놀라운 지능이 이같은 상식을 비웃는다. 과학자들이 굶주린 문어 몇 마리에게 커다란 굴을 주자 이들은 몇 시간동안 낑낑거린 뒤에야 겨우 굴 뚜껑을 열었다. 일주일 뒤에 다시 굴을 던져주자 문어들은 곧바로 뚜껑을 열어재켰다. 포유동물에게서나 볼 수 있음직한 비상한 기억력.
우리가 느끼는 대상은 정말 우리 몸 밖에 있는 걸까? 아니면 단지 우리 머릿속에 있는 걸까? 만일 소행성 때문에 공룡들이 멸종했다면, 지구에 있는 다른 생명체는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고양이의 거울 같은 막을 우리 눈에 이식하면, 우리는 어둠 속에서 더 잘 볼 수 있을까?
꿈에는 실제적인 빛의 파동이나 음파 혹은 다른 감각의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데, 우리는 꿈에서 보고 듣고 맛보는 것처럼 느낀다. 그 이유는? 우리는 왜 밤마다 잠을 잘까?
우리가 언젠가는 사이버 공간 내부에서 동등한 시민 자격으로 인공 지능과 만날 가능성이 있을까?
〈이기우기자〉key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