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아무도 모를거야 내가 누군지」

  • 입력 1998년 6월 16일 07시 37분


탈춤 속에는 한국인의 낙천적인 성격과 삶의 여유가 담겨 있다.

탈춤을 통해 평소의 울분이나 신분적 갈등을 풀어냈던 우리 조상들. 어린이도 어린이 나름대로 세상살이와 어른들과의 관계에서 느끼는 갈등과 불만을 탈을 쓰고 한바탕 신나게 놀면서 스스로 풀어보면 어떨까.

건이의 엄마 아빠는 맞벌이 부부. 외갓집에 맡겨진 건이는 매일같이 엄마 아빠를 기다리지만 한 달이 넘게 소식이 없자 심통이 난다.온집안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은 뒤 다락방에 기어올라가 숨는다. 다락방에는 탈이며 요강이며 장구며 온갖 잡동사니가 잔뜩 널려 있다.

건이는 탈을 쓰면 아무도 자기를 알아보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것 저것 탈을 바꾸어 쓰며 신나게 논다.

네눈박이 방상씨탈을 쓰고 다락방 귀신들을 모두 혼내주기도 하고, 소탈을 쓰고 네 발로 돌아다니기도 하고, 양반탈을 쓰고 “에헴, 에헴” 점잖게 기침을 해보기도 하고, 개구장이 말뚝이 탈을 쓰고 양반들을 골려주기도 하고…. 전통문화 그림책 ‘솔거나라’ 시리즈. 김향금 글. 이혜리 그림. 보림 펴냄. 7,500원.

〈이기우기자〉 key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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