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금 지원대출 첫날 주택은행 지점마다 대출 희망자들이 몰려들었으나 대출자격이 없다는 설명을 듣고 허탕을 치고 돌아가는 사람들이 많았다.
주택신용보증기금의 보증서를 발급받을 수 있는 요건은 △청약통장 6회 이상 납부 △분양금 50% 이상 납부 △연소득 2천만원 이상 △공공기관 근무 등 6가지다. 이중 한가지라도 충족해야 발급받을 수 있다.
주택은행 구리지점에서 퇴짜를 맞은 이모씨는 계약때 시공회사가 중도금을 입주시기에 맞춰 2회 분할납부하도록 해 지금까지 계약금만 냈다. 미분양아파트를 계약했기 때문에 청약통장이 없고 남편의 연소득이 2천만원을 넘지 않는다.
구리지점은 보증인을 세우라고 했지만 요즘같은 어려운 시기에는 말도 꺼내기 어렵다. 이씨는 중도금 대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셈이다.
주택조합원 최모씨는 2일 주택은행 문정지점에 갔다가 조합주택은 동호수 추첨이 끝난 다음에나 대출이 가능하다는 설명을 듣고 그냥 돌아설 수밖에 없었다.
최씨는 “보통 입주 2,3개월 전에 동호수 추첨을 하는데 이 때는 잔금만 남아 중도금 대출을 받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또 주택조합원이 개별적으로 신청할 때 은행이 조합의 법인인감을 요구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조합은 법인등록을 하지 않는다.
일부 지점은 조합장 개인인감을 받아오도록 요구하고 있으나 조합장들이 거부하는 사례가 많다.
입주예정자 개별신청과 시공회사의 일괄신청을 모두 허용해 시공회사는 이중 작업을 하고 있다.
주택은행 관계자는 “다른 금융기관에서 입주예정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을 이미 받은 사람은 기존 대출금을 상환하지 않으면 대출 자격이 없다”며 “주택조합원에 대한 대출제한은 완화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진기자〉le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