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과학자들은 최근 잇따라 개봉된 영화 ‘고질라’와 ‘딥 임팩트’‘아마겟돈’을 두고 “과학의 무지를 드러낸 말도 안되는 작품”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영화 ‘고질라’에서는 ‘프랑스 핵실험으로 남태평양의 파충류가 20층 건물 크기의 거대한 괴물로 변한다. 이 괴물이 태평양을 가로질러 미국 뉴욕에 나타나 도시를 초토화시킨다’는 내용. 서울에서만 개봉 이틀만에 14만명이 넘는 관객이 몰렸을 만큼 인기가 높다. 파충류의 길이가 무려 2백m나 되는 공룡으로 변하는 부분에 대해서 물리학자들은 “현대 물리학의 법칙을 무시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생물학자들은 “설령 이런 일이 가능하다 할지라도 이처럼 단기간에 몸집이 커진다면 외피의 팽창 속도가 부피의 팽창속도를 따르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미 템플대의 리로이 듀벡 물리학교수는 “고질라의 몸집에 비해 발바닥의 면적이 너무 작다”며 “그정도 몸집에 해당하는 몸무게가 발바닥에 모두 실릴 경우 고질라가 서 있는 땅은 가라앉게 돼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 퍼듀대 제임스 파로우 생물학교수는 “이 정도 크기의 동물이라면 하루에 8억5천만칼로리 이상을 섭취해야 살 수 있다”고 말했는데 이는 성인남성이 하루에 섭취하는 양의 34만배에 해당한다.
‘아마겟돈’의 소행성 파괴장면도 ‘에너지를 모르는 무식의 소치’라고 비판한다. “택사스주 크기의 소행성을 파괴할려면 지구상의 모든 핵무기를 합쳐도 모자란다”는 것.
이처럼 영화가 모순투성이인 데에는 이유가 있다. 예를들어 ‘고질라’ 제작진 5백55명 가운데 과학 자문가가 한 명도 없었기 때문. 과학자들은 이같은 영화를 두고 “지적 황폐함에서 나오는 천박한 상상력’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김태윤기자〉terre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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