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최초 민간위성 11월발사… 위성방송시대 본격개막

  • 입력 1998년 7월 19일 19시 29분


《말만 무성했던 위성방송은 언제쯤 볼 수 있을까. 낭비인가, 필요한 것인가. 세계 각국의 위성방송 실태는 어떠하며 우리의 준비상황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4개월 앞으로 다가온 최초의 민간 위성 ‘오라이언 3호’의 제작 현장을 찾아 막바지 작업 과정을 알아보고 위성방송 현황을 짚어본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시 외곽에 자리잡은 휴즈 우주통신사. 11월20일경 발사될 한국 최초의 민간위성 ‘오라이언 3호’ 제작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 들고 있다.

오라이언 3호는 데이컴이 우리 정부의 승인을 얻어 미국 오라이언사와 함께 2억2천만달러(데이컴 몫은 8천9백만달러)를 들여 제작하는 위성이다. 초대형 중계기 43개중 데이컴이 8개를 사용하며 나머지는 오라이언사가 인도 호주와 동남아시아 하와이 등 지역에 대한 서비스에 활용한다.

오라이언위성이 내년 말경 가동되면 한반도 전역과 만주지역에 채널 80개의 다채널 위성방송이 가능해진다. 직경 45㎝의 소형 안테나만 있으면 시청할 수 있어 한국에서도 본격적인 다채널 위성방송시대가 열리게 된다.

휴즈 우주통신사의 사내 보안시스템은 안내원이 방문객을 화장실까지 따라 다닐 정도로 철저하다. 63년부터 위성 제작을 시작, 현재 지구궤도상의 민간 상업용 인공위성 중 52%인 1백89개(군사용 첩보용 위성 제외)를 만들어낸 세계최대의 인공위성 ‘공장’이기 때문. 7천6백명의 직원은 근년들어 연간 12개씩 위성을 만든다. 지난해 매출액은 24억달러(한화 3조6천억원). 이번에 언론에 최초로 공개된 휴즈 우주통신사 안은 전자회사의 생산 라인과 흡사했다. 기술자들은 거미줄 같은 복잡한 설계도를 보며 첨단 통신 부품을 조립하고 있었다.

오라이언 3호의 경우 안테나와 태양열 집열판,통신설비인 ‘페이로드’, 통신을 지원하는 ‘버스’ 등이 분업 방식으로 각기 만들어져 이미 조립 직전의 단계에 있었다. 대부분의 부품은 인근의 휴즈전자 휴즈연구소 휴즈통신사 등 수십개의 관련 계열사에서 8만5천여명이 생산해낸 것. 엄격히 말하자면 이곳에서 인공위성 전체를 제작하는 것은 아니다. 핵심부분인 위성체만 제작하며 위성체를 궤도까지 운반할 추진 로케트부분은 보잉사가 맡고 있다.

한변이 2m 가량되는 정육면체형 위성체의 안쪽에는 갖가지 통신설비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내부에는 위성이 고정궤도를 유지하는데 쓰일 액체연료통 등 지원설비가 담긴다. 외부에는 컴퓨터 망을 운영할 전력을 자체 공급하기 위한 날개와 안테나가 붙게 된다.

제작 현장에서 만난 로버트 훠티박사는 “우주공간에서 15년간 완벽하게 작동하도록 철저히 품질관리를 하고 있으며 이달 중 조립이 끝나면 석달간 철저한 테스트를 거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테스트 후 오라이언 3호는 플로리다의 발사기지로 옮겨져 동경 139° 지상 3만6천㎞의 정지궤도로 쏘아 올려진다.

인공위성 시스템 설계 책임자 제프리 긱은 “오라이언 3호는 그동안 휴즈사의 위성제작 경험을 모두 모아 만드는 최신의 디자인”이라고 자부했다.

〈로스앤젤레스〓조헌주기자〉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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