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책]백과사전 「시루스 박사」3권 출간

  • 입력 1998년 7월 27일 19시 08분


“시루스 박사님,전 정말 사과 먹기가 겁나요….”

“사과가 겁이 나?” “벌레말이에요, 벌레. 사과에는 벌레가 있잖아요!”

윌리의 말에 박사님은 빙그레 웃었어요. 윌리는 헐떡거리면서 계속 떠들어댑니다.

“대체 벌레들은 어떻게 사과 속으로 들어가는거죠? 그리고 어떻게 밖으로 나오지요? 벌레가 사과를 뚫고 들어간 구멍이 막혀버리면 어떻게 되는 거에요?”

“천천히, 천천히 말해. 윌리, 숨 좀 쉬고! 그리고 잘 들어봐! 먼저…, 사과 속에 있는 건 곤충의 애벌레일 뿐이야. 곤충의 애벌레는 다리가 없으니까 구더기처럼 보이기도 하겠지….” “우엑!”

“그리고…, 여러가지 곤충들이 여러 시기에 사과꽃이나 꽃받침에 알을 낳지.” “꽃받침이요?”

“사과 꼭지 반대편에 있는 배꼽 같은 것 말이야. 애벌레들은 사과에서 영양을 취하면서 성충이 될 때까지 거기에서 살거든.” “그걸 먹으면요? 그걸 먹으면 어떻게 되는데요?”

“글쎄, 뜻밖의 단백질을 조금 섭취하게 되겠지! 애벌레쯤 먹어도 큰일날 거야 없지.” “저는 중독이 될까봐 겁이 나요. 백설공주의 사과에 든 독도 아마 애벌레였을거야!”

“하하…, 멋진 상상력이구나. 우리가 벌레를 음식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건 단지 우리의 풍습 때문이야. 벌레를 튀기거나 구워서 맛있게 먹는 나라도 얼마든지 많단다….”

비룡소에서 펴낸 말하는 백과사전 ‘시루스 박사’시리즈(전12권). 3권이 먼저 나왔다.

달팽이들은 날 때부터 껍데기 안에 들어 있을까? 코끼리들이 뚱뚱한 건 많이 먹어서 그런가? 태풍의 이름은 어떻게 붙이지? 세상에서 가장 키가 큰 꽃은? 왜 개는 사진에서 자기를 알아보지 못할까? 추울 땐 이가 딱딱,마주치는 이유는?

숨돌릴 틈 없이 터져 나오는 아이들의 질문 질문, 또 질문. 아, 얘들은 지치지도 않나. 한도 끝도 없고, 시도 때도 없는 궁금증. 그런데 희한하기도 하지! 어쩌면 이리 한결같이 답변이 궁할까.

이렇듯 말문이 턱, 막혀 당혹해 하는 아빠 엄마의 해결사가 ‘시루스 박사’. 캐나다의 한 라디오방송이 여섯 살에서 열두 살까지, 고만고만한 또래들에게서 받은 5천여개 질문을 추려 흥미롭게 엮었다.

여러가지 사물들의 내력, 지구의 삶, 인간의 고민, 동물의 생태, 식물의 세계, 우주와 사람의 마음 등등 가지가지, 3백60가지 질문과 그에 대한 자상한 설명들.

아주 짧은 단편소설처럼 재미나게 꾸몄다. 과학이란 말만 들어도 머리에 쥐가 날 것 같은 아이들, 그 아이들이 과학과 친해질 수 있도록 지식과 정보는 이야기 속에 꼭꼭 숨겨놓았다.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한 화려하고 생동감 넘치는 일러스트레이션. 환상적인 느낌을 준다. 단순히 내용을 묘사하는데 그치지않고 연관되는 사물을 등장시켜 ‘널뛰는’ 아이들의 상상력을 따라잡는다.

자, 그럼 더 궁금증을 풀어볼까. 추울 땐 왜 이가 마주치는 거지?

“그야, 사람의 몸엔 온도 조절장치가 있거든….” “집의 난방잔치처럼요?”

“바로 그거야. 체온이 섭씨 37도 이하로 내려가면 뇌의 아래쪽에 있는 난방잔치인 ‘시상 하부’가 체온을 끌어올리려고 하지.”“어떻게요?”

“콜록콜록 기침이 나게 하거나 이가 딱딱, 마주치게 하는 거야.” “그렇다고 안춥나요,뭐.” “그러면 몸이 더워지거든! 근육을 수축시켜 열을 내는거야….”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키가 큰 꽃? 해바라기를 좋아하는 제레미를 따라가 봐!

“저, 데이비드하고 싸웠어요.” “왜? 여자들 때문에?”

“아니오! 그게 아니고 꽃 때문이에요.” “흠, 그럼 심각한 건 아니군. 어디 한번 들어볼까.”

“전 해바라기가 세상에서 가장 키가 큰 꽃이라고 했거든요.” “그럼, 데이비드는?” “근데, 걘 접시꽃이 가장 크데요.”

“둘다 맞아. 접시꽃이나 해바라기나 모두 2m까지 자란단다. 큰 담배도 2m까지 자라지. 지구상에서 꽃 피는 식물 중에 가장 키가 큰 것은 1892년 캘리포니아의 시에라 마드레에 심은 중국 등나무야. 이 등나무는 가지 길이가 1백50m나 된다는구나! 다섯 주동안 계속해서 꽃이 피는데, 1백50만 송이의 향기로운 보라색 꽃이 피어난다는구나….”

〈이기우기자〉key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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