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여행]집시여인 「카르멘」의 유혹

  • 입력 1998년 7월 29일 19시 36분


“오 내가 죽였구나, 사랑하는 카르멘!”

남국 스페인을 배경으로 인간의 정열과 질투를 한데 집약시킨 드라마. 철학자 니체를 매료시켜 평생의 팬으로 만든 오페라. 관현악 모음곡과 사라사테의 바이올린 환상곡 등으로 두루 편곡돼 굽고 찌고 지져서 누구나 고루 맛보는 오페라 사상 희대의 히트작. 비제의 ‘카르멘’이다.

클래식 흥행 ‘마이더스의 손’인 지휘자 금난새가 해설하는 ‘금난새와 함께 하는 오페라 여행’. 8월 16일에는 ‘카르멘’편이 무대에 오른다. 오후4시 세종문화회관 대강당.

간결하지만 충분히 오페라의 분위기를 표현해내는 무대, 진지하게 작품에 임하는 연주자, 객석을 쥐락 펴락 하며 분위기를 돋우는 마에스트로 금난새의 지휘와 해설솜씨는 6월26일 갈채속에 막을 내린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편에서 이미 입증됐다. 이제는 ‘카르멘’이 전해주는 스페인의 정열속에 빠져 볼 순서다.

언제나 사랑을 호흡하듯 자연스럽게 느끼는 집시여인 카르멘. 순진한 청년사관 돈 호세를 유혹하지만 그 사랑은 언제나 지나갈 듯 덧없는 사랑. 그러나 질투에 눈이 먼 돈 호세는 결국 파국으로 치닫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카르멘의 새 영웅, 투우사 에스카미요가 끼여든다.

공연은 작품 전3막에서 필수적인 ‘살코기’만 골라 친절한 해설로 양념을 붙인다. 작품의 본질을 해치지 않는 소화잘되는 오페라다.

‘호프만의 사랑이야기’ 등에서 기량을 증명해온 중견 메조소프라노 김현주가 타이틀 롤(제목 주인공)을 맡고, 베냐미노 질리콩쿠르 우승자인 이헌이 돈 호세를, 경희대 음대 교수 이훈이 에스카미요를, 이탈리아 국립 산타체칠리아 음악원 출신의 신예 이경희가 돈 호세의 소꿉동무 애인 미카엘라역을 열연한다.

뉴서울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반주. 02―554―6292(뉴서울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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