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인점형태 「길거리 비즈니스」업체 증가…소자본 창업가능

  • 입력 1998년 8월 3일 19시 24분


차를 타고 가다가 도로변에 오징어 음료수 뻥튀기과자를 파는 장사꾼이 나타나면 교통 체증구간이라는 것을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다.

이처럼 소자본으로 누구나 시작할 수 있는 길거리 사업, 이른바 ‘스트리트 비즈니스’가 IMF시대에 전성기를 맞고 있다.

이 사업은 무엇보다 1천만원 미만의 비교적 적은 돈과 무점포로 창업할 수 있다는 점에 매력이 있다. 이 때문에 명퇴자나 실업자는 물론 주부 노인들까지도 길거리 창업에 뛰어들고 있다.

길거리 간식사업 컨설팅을 2년간 해온 거성유통. 이 회사 황덕운사장은 “IMF 이후 창업 문의 전화가 크게 늘었다”며 “스트리트 비즈니스는 본인이 노력한 만큼 돈을 버는 수익성 높은 사업”이라고 말한다.

최근들어 사업 아이템도 매우 다양해졌다. 오징어 붕어빵 음료수 등은 물론이며 자장면 우동 라면 생선회 도서판매 차량수리 즉석달걀프라이 중국호떡 등 없는 게 없다.

게다가 사업 경험이 없는 예비창업자들에게 조리기계를 맞춰주고 창업과 경영 노하우를 가르쳐주는 체인점 형태의 업체들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이들 체인점 형태의 업체를 통해 창업하는 경우 2백만∼5백만원 가량의 장비구입과 가맹비가 든다. 만약 리어카나 카트 대신 타우너 라보 다마스같은 특장차를 이용한다면 새 차의 경우 6백만원 안팎, 중고차의 경우 2백만∼5백만원의 창업 비용이 더 든다.

매출은 취급 품목,입지 조건 등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리어카나 카트를 이용하는 경우 하루 평균 20만∼30만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 차가 있는 경우 이동이 자유로워 하루 매출이 30만∼50만원에 달한다. 마진율도 30∼70% 가량으로 매우 높은 편. 그러나 길거리 사업에도 단점은 있다. 하나는 길거리 사업을 하는 사람 대부분이 세금을 내지 않아 불법화되어 있다는 것. 사업자는 해당 지역의 구청이나 노점상연합회 등을 통해 합법적으로 사업을 할 수 있다. 또 하나는 동네 불량배의 해코지. 요즘은 많이 줄었지만 정 어려움이 따르면 다른 장소로 옮겨야 한다.

남대문상가 주변에서 간식을 팔고 있는 최정화씨(40)는 “여름철은 비수기이지만 그래도 평균 하루 매상이 40만원 가량이다. 한 달에 4백만∼5백만원의 순익을 남긴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높은 마진율이 ‘성공’을 보장하진 못한다. 창업자중 반 이상이 금방 길거리 사업을 포기하는 이유는 뭘까.

이 업계 사람들은 “가장 중요한 건 결국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달렸다”고 강조한다. 아무리 좋은 목을 잡더라도 위생, 음식맛을 신경쓰고 손님의 기분을 잘 맞춰주는 프로정신이 없으면 결국 실패한다는 것. 부지런하고 센스있는 준비에 전문성을 갖춘 길거리 창업만이 성공을 보장받을 수 있다.

〈김종래기자〉jongra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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