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壬亂연구회」, 충무공영정 참배…진정한 우호 모색

  • 입력 1998년 8월 3일 19시 24분


충무공 이순신장군 순국 4백주년이 되는 올해. 충무공이 정유재란 당시 왜군을 무찔렀던 명량대첩 현장인 전남 해남과 진도 사이의 울돌목에 30일 10여명의 일본인이 찾아왔다. 전란이 남긴 역사의 아픈 교훈을 되새기고 한일간의 진정한 우호관계를 모색하기 위해 애쓰는 ‘임진왜란 기행단’이다.

대학교수 고교역사교사 만화가 기업인 주부 등 다양한 직업의 이들은 임진왜란 발발 4백주년이 되던 92년부터 올해초까지 7년동안 모두 33차례의 연구모임을 가져온 ‘임진왜란 연구회’회원. 이번에 동행하지 못한 회원중에는 소설 ‘민비암살’을 통해 일제말기 침략상을 고발했던 원로작가 츠노다 히사코도 있다.

일행은 인근 충무사에 들러 충무공의 영정에 예를 표하고 국가의 재난이 있을 때마다 눈물을 흘린다는 명량대첩비의 사연을 들으며 숙연해 하기도 했다.울돌목을 가로지르는 대교를 지나 진도에 도착한 일행은 임란 당시 수백명의 무명용사들이 묻힌 것으로 알려진 산자락에 이르러 “당시 조선의 풍습으로 보아 이 언저리에는 침략전쟁의 와중에 희생된 이름없는 왜군들도 수습됐을 것으로 믿는다”며 전란에 휩쓸렸던 양국 민중의 넋을 위로했다.

〈해남·진도〓조헌주기자〉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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