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이는 선생님 설명대로 오이를 따고는 신기한 듯 바구니에 담는다. 이어 태훈이 나은이도 “저요” “저요”하며 오이를 딴다. 어느새 오이가 한바구니 가득.
경북 상주시 화북면 속리산 자락에서 푸른누리공동체 주최로 열린 여름캠프. ‘자연과 하나되어’란 캠프 이름처럼 아이들은 4박5일 동안 먹고 자고 뛰놀며 자연과 가까워 진다.
“염소 젖을 짜 먹었는데 맛이 이상해 겨우 넘겼어요.”(박철우·서울 이대부속초등 5년)
“밤에 별자리를 관찰했는데 별이 엄청나게 많고 가깝게 보였어요.”(신지혜·서울 송파초등 4년)
“논에 맨발로 들어갔는데 물컹거리는 느낌이 이상했어요. 그래도 끝까지 건너갔지만 못한 아이들도 많아요”(김태훈·경기 군포 둔전초등4년)
개학하면 친구들에게 할 이야기가 푸짐하다. 반딧불과 방아깨비 잡은 일. 개울물에 세수하고 물장구치고 송사리와 가재를 잡던 일. 저녁마다 배우던 풍물놀이도 빼놓을 수 없는 이야기거리.
그러나 아이들이 힘들어 한 일도 있었다. 밥을 먹은 뒤 식기에 물을 부어 남김없이 먹는 일이나 거름으로 사용하기 위해 대변을 본 뒤 재를 덮어 삽으로 떠 모아놓는 일, 머리를 감을 때 비누나 샴푸 안쓰기 등. 자연을 오염시키지 않고 살아가는 게 이 공동체의 목표이기 때문.
아이 5명에 한명 꼴인 캠프 교사들은 전에 공동체와 인연을 맺었던 자원봉사자들. 현직 교사들도 있고 대학생, 전업주부 등 다양한데 기간을 정해 참여한다.
서울 중계초등학교 김영문교사는 “올해 처음 캠프교사로 참여했는데 학교에서는 볼 수 없었던 아이들의 활달한 모습을 보았다”고 말했다.
공동체의 촌장격인 최한실씨(50). “요즘 부모들은 아이들을 너무 구속하는 데 가끔은 풀어주는 게 교육적으로도 좋다고 해요. 아이들은 부모가 믿는만큼 크는게 아니겠어요.”
〈상주〓윤양섭기자〉laila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