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곳곳이 폭우로 고통받고 있는 물난리 계절. 극장에서 홍수를 소재로 한 영화를 보노라면 마음이 착잡하면서도 어떻게 물난리를 냈는지 궁금해진다.
우선 올 여름 대표적인 물난리 영화인 ‘하드레인’. 폭우로 물에 잠긴 마을에서 현금수송 가방을 탈취하려는 갱들과 현금보호요원의 수상(水上) 대결을 소재로 한 할리우드 액션영화다.
이 영화속 물난리는 컴퓨터그래픽 특수효과에 의한 가상 상황이 아니라 제작자들이 실제로 만든 말 그대로의 ‘인재(人災)’.
제작진은 로스앤젤레스 부근에 있는 2만여㎡(축구경기장 5개 넓이)크기의 격납고에 마을세트를 만든뒤 격납고 둘레를 금속벽으로 단단히 봉인했다. 이어 5백만 갤런(약1만9천t)의 물을 쏟아부어 마을을 수몰시켰다. 세트들은 떠내려가지 않도록 단단히 고정시키고. 물은 지하 1백20m아래 지하수를 모아 사용했다.
시시각각 변하는 수위(水位)는 기중기를 동원해 연출했다. 영화를 찍기 전에 먼저 물을 다 쏟아부은 상황에서 기중기로 세트 건물들을 들어올려 찍은뒤 아래층을 제거해 건물 높이를 낮췄다. 물살이 밀려오는 장면은 1분당 4만5천갤론의 물을 방출해 연출했다. 물론 스텝들은 배를 타고 촬영했다. 이처럼 일부러 물난리를 만든 이 영화의 제작비는 7천만달러(약8백68억원).
한편 대부분의 영화에서 폭우장면에는 지름이 어른키보다 큰 대형선풍기를 장착한 트럭과 물탱크 트럭이 동원된다. 소방호스로 뿌리는 물을 선풍기로 날리는 것. NG가 많이 나면 물 구해올때까지 촬영이 몇시간씩 중단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기홍기자〉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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