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집」없는 서울, IMF여름 「휴가범죄」퇴출

  • 입력 1998년 8월 11일 19시 40분


휴가철 단골범죄가 실종됐다.

매년 7,8월 여름 휴가철이면 어김없이 빈발하던 빈집털이, 피서지 폭력 및 성폭행, 휴가비 마련을 위한 강절도 등 전형적인 휴가철 범죄가 크게 줄었다.

서울지법 영장전담 재판부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청구된 1천5백29건의 구속영장중 빈집털이 피서지성폭행 등 전형적인 휴가철 범죄는 2백여건으로 10% 이상. 그러나 올해 7월에는 1천1백65건중 30건(3%)에 불과하다.

또 8월의 경우 1일부터 9일까지 청구된 2백22건중 휴가철 범죄는 단 4건(2%)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백24건중 40건(12.3%)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

최종갑(崔鍾甲)영장전담판사는 “IMF 여파로 휴가를 가기 위해 집을 비우는 경우가 줄어든 것도 한가지 원인이지만 탈옥범 신창원(申昌源) 때문에 검문검색이 강화된 것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최판사는 “빈집털이 등 휴가철 범죄는 물론 노출이 심한 여성들을 상대로 여름철에 흔히 발생하는 성범죄도 찾아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달 16일 신창원의 서울 출현 이후 일제 검문검색이 연일 계속되면서 서울시내 강절도 등 전체 강력사건도 평소의 5분의1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휴가철 범죄는 거의 없는 실정.

서울 강남경찰서의 경우 하루 50여건의 각종 사건이 발생했지만 신의 출현 이후 매일 10여건에 그치고 있다. 그나마 사소한 다툼이 대부분이다.

특히 지난해 같은 기간 하루 2,3대에 달하던 차량도난은 단 한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이같은 휴가철 단골범죄의 실종현상은 7월 말부터 수도권에 쏟아진 집중호우로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호갑기자〉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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