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국립중앙박물관 완벽水防…물난리서도 『말끔』

  • 입력 1998년 8월 12일 19시 25분


‘새 국립중앙박물관, 홍수에도 끄떡 없었다.’

8일 불어난 물로 서울 일부지역이 침수하는 등 온 국민이 불안에 떨 때 서울 용산의 국립중앙박물관 공사현장 관계자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공사현장인 용산가족공원은 한강에서 불과 1㎞ 떨어진 저습지. 90년 홍수에 공원입구 1만5천여평이 물에 잠기고 84,87년 장마때도 침수됐던 지역이다.

이에 따라 한번 훼손되면 그대로 끝장인 귀중한 문화 유산을 보관하기에는 ‘부적합한 장소’라는 지적이 수없이 제기됐었다.

이번 집중폭우때 공사현장은 비상이 걸렸다. ‘만의 하나’ 물이 찬다면….

인근 지역이 또다시 1m안팎으로 침수됐지만 다행히 공사현장은 안전했다.

치밀한 수방(水防)대책의 결과였다.

보통 건축공사의 시작은 ‘터파기’. 그러나 중앙박물관 공사는 이와 함께 ‘터높이기’도 병행하고 있다. 지난해 10월말 공사를 시작한뒤 해발 11∼13m에 불과한 공사현장을 계속해서 15m 이상으로 높이고 있다. 지난 2백년동안 한강 홍수기록을 볼 때 최고 범람기록이 해발 14.5m라는 기상청의 추정치를 감안한 것.

공사를 마칠 때까지 8t트럭 8만여대분의 흙이 동원된다. 터파기 등 자체 발생량으로는 부족해 지하철공사 등 관계기관에 공문을 보내 공사현장에서 나온 양질의 흙을 보내달라고 요청도 했다.

또 박물관을 빙둘러 깊이 3m, 너비 2.5m의 대형 배수관 2개를 묻고 있다.

서울 대부분이 물에 잠길 정도가 아니면 새 국립중앙박물관은 안전하다고 공사 관계자는 밝혔다.

문화관광부는 이밖에 습기로 인한 유물파손을 우려해 유물을 보관하는 수장고 등 유물지역을 지상에 설치할 방침이다. 지하에는 주차장과 정화조만이 들어선다.

건립기획단 성수현(成秀賢)단장은 “비가 그친뒤 곧바로 공사를 재개했다”면서 “미군 및 전문가들과 함께 수없이 수방대책을 검토했다”고 말했다. 새 국립중앙박물관은 오는 2002년까지 외부공사를 마친뒤 1년간 내부시설 공사 및 유물전시 등을 거쳐 2003년말 개관한다.

〈이헌진기자〉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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