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적인 가격인하 소식에 13일 각 할인점을 찾은 소비자들은 업체들의 ‘준비되지 않은 할인경쟁’에 대해 항의하는 소동을 빚었다. 할인품목이 극히 적은데다 제품은 없고 가격표만 붙어있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 같은 월마트나 E마트 매장이라도 지역과 시간에 따라 가격이 수시로 바뀌기도 했다.
할인점들이 취급하는 2만∼3만개의 품목 중 이번에 가격을 내린 품목은 월마트 12개, E마트 40개 등 극히 일부. 손님을 끌어들이기 위해 몇 가지 전략품목을 정해 무한대로 값을 내리는 방식이다.
더구나 TV 콜라 라면 커피 등 대부분의 할인품목은 품귀현상을 빚어 가격할인 소식을 듣고 찾아 온 손님들은 허탈하게 발걸음을 되돌렸다.
월마트의 각 매장은 13일 파격적인 할인판매를 실시한 대우전자의 29인치 TV에 손님들이 몰리자 판매량을 하루 40대로 한정하고 오전11시부터 세일을 중단한 채 손님들을 돌려보냈다. 또 회원에게만 할인해주는 사실을 모르고 월마트를 찾은 손님들은 즉석에서 1만5천원의 회비를 내고 회원등록을 하기도 했으나 이미 배포된 회원소식지의 쿠폰을 갖고 와야 할인이 가능한 사실을 알고 항의하는 소동을 빚기도 했다. 기존 회원들도 ‘쿠폰 하나에 상품 한 개’로 제한한 세일방침에 분통을 터뜨렸다.
값내리기 경쟁에 손님들이 몰린 덕택에 할인점들은 12일과 13일 평소보다 2∼3배 정도의 매출신장을 기록했다.
가격인하경쟁 이전인 11일 6백42개의 펩시콜라를 판매한 E마트는 12일 세배 이상 많은 2천1백74개의 콜라를 팔았다. 라면도 두배이상 팔렸으며 커피크림 맥주 등도 20∼30%의 증가세를 보였다.
소비자들은 “반짝떨이세일 하듯 소비자를 현혹할 것이 아니라 고객에 대한 서비스나 꾸준한 가격인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김승환기자〉shean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