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연구소 송희섭(宋禧燮)박사팀은 13일 일반 무궁화에 방사선을 쬐어 꽃 가운데 붉은 단심(丹心)을 없앤 흰색 무궁화 ‘백설’을 공개했다. 백설이란 이름은 일반 무궁화와 달리 꽃 전체가 눈처럼 흰 빛을 띄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
송박사팀은 무궁화의 한 품종인 ‘화랑’의 1년생 꺾꽂이 묘목에 2년간 3∼7킬로 라드(X선 촬영때의 1만∼2만배 세기)의 방사선을 쬐어 백설을 만들었다. 96년초 처음 만들었으나 2년여 동안 시험 재배를 거쳐 우수 품종으로 인정받아 이번에 정식으로 데뷔시킨 것.
현재 백설은 경기 남양주시 한국원자력연구소 시험농장에 오직 한 그루가 자라고 있다. 송박사는 “꺾꽂이 등의 방법으로 개체 수를 늘려 올해안에 20∼30주를 더 만들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송박사는 “백설은 자태가 빼어나게 아름다운 것은 물론 병충해와 추위에도 유난히 강한 매우 우수한 품종”이라고 자랑했다.
연구팀은 실내에서 분재로 가꿀 수 있도록 키가 작은 품종을 개발해 일반에 보급할 예정이다.
강한 방사선은 씨앗이나 어린 묘목에 쬐면 돌연변이 현상을 일으켜 유전자가 바뀌기 때문에 동식물 품종 개발에 많이 이용된다.
〈홍석민기자〉sm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