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쿠르트 아줌마, 한걸음에 평균 3.5원 벌어

  • 입력 1998년 8월 16일 19시 32분


▼자녀의 대입 합격률〓98대학입시에 응시한 야쿠르트 아줌마의 자녀는 모두 9백69명. 이 중 4년제와 전문대 합격자는 7백78명으로 합격률 80.3%. 97년에는 75.8%의 합격률. ‘자녀를 대학에 보내려면 야쿠르트 아줌마가 돼라?’ 두 아들을 대기업 연구원과 비행기 조종사로 키운 강옥자씨(54)는 “어머니가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면 애들은 알아서 공부하더라”고.

▼얼마나 걷나〓빌딩에서 배달하는 경우는 좀 덜하지만 일인당 하루 평균 8㎞를 걷는다. 전국의 야쿠르트 아줌마가 하루에 걸어다니는 총거리는 8만㎞인 셈. 지구를 4바퀴 이상 돌 수 있다. 아침에 보통 30㎏ 정도의 제품을 끌고 나가므로 만만치 않은 일. 하지만 두세달 뒤에는 별 어려움이 없다는 것이 고참들의 말. 보폭이 60㎝이고 한달에 26일을 일해 1백20만원을 번다고 할 때 ‘여사님’이 걸음마다 버는 돈은 3.5원 정도.

이들의 프로의식을 알 수 있는 강미현씨(34)의 한마디. “IMF사태가 시작된 뒤 뉴스에 미국 월스트리트가 자주 나오는 걸 보고 ‘내가 언젠가는 저곳에서 야쿠르트를 배달하리라’고 생각해요.”

▼아줌마만 하나요?〓예스. 미혼여성은 노. 절대 금남(禁男)의 직업. 결혼 뒤 사별 등으로 혼자 남은 여성은 환영. IMF사태로 젊은 ‘미시족’이 많이 들어와 평균연령이 지난해말 40.1세에서 지난달말 36.2세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전문대졸 이상도 두 배 이상 증가해 2천9백여명. 요즘 원하는 지역에서 일하려면 두세달은 기다려야.

▼기타〓베이지색 유니폼과 운반도구 등은 회사에서 지급. 신발이 빨리 닳다보니 신발만 한해 4켤레를 갈아준다. 기본 지급품 비용만 연간 20억원. 3년에 한번씩 체육관에서 전국 ‘여사님’ 대회.

〈김홍중기자〉kima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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