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의 그림에서 흔히 보는 색깔과 형태. 부모세대가 학교 다닐 때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없다. 아이의 개성을 살려주지 못하는 교육 탓.
일부 교사들이 이래선 안되겠다는 생각에서 ‘관찰하며 그리기’란 방법으로 ‘다른 그림교육’을 시도하고 있다. 으레 아이들에게 그리게 하는 ‘우리동네’ ‘재미있었던 일’류의 도식적(圖式的) 틀에서 벗어나 있는 그대로 그리게 하면서 ‘보는 눈’을 갖게 하자는 의도. 오랜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올해 석사학위 논문을 낸 서울 장안초등학교 이부영교사(39·여)와 ‘살아있는 그림그리기’(보리)를 펴낸 경북 청도의 방지초등학교 이호철교사(46)는 가정에서 그림을 지도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지만 아이가 자세히 보고 그리게 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말한다.
▼관찰하며 그리기〓직접 보지 않고 머리로만 그리다 보면 결국 틀에 박힌 그림이 되고 발전도 기대할 수 없다는 게 이들 교사의 경험.
우선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재가 좋다. 처음에는 연필이나 필기구, 가위 등 비교적 쉬운 것부터 시작해 사람의 앉은 자세, 풍경 등으로 나아간다. 처음부터 어려우면 성취감을 못느껴 금방 싫증을 내기 때문.
아이들은 이 과정에서 점차 나무의 모양과 하늘의 색깔이 여러가지고 같은 꽃이라도 보는 위치에 따라, 아침이냐 저녁이냐에 따라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결국 사물의 다른 면을 볼 수 있는 눈을 갖게 되는 것. 관찰하는 버릇이 생겨 글쓰기 등 다른 분야도 좋아진다.
뇌와 그림의 관계를 연구한 서울교대 미술과 조용진교수는 “관찰그림은 좌우뇌를 균형있게 발달시키는 좋은 교육방법”이라고 말한다.
▼이름과 날짜쓰기〓그림에 이름과 날짜를 쓰게 하면 화가가 된 기분을 느끼게 된다. 또 짧은 글도 적게 하면 더 잘 그리려 하고 소중하게 여긴다고.
〈윤양섭기자〉laila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