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너그러움과 해학」

  • 입력 1998년 8월 17일 20시 09분


▼너그러움과 해학(정양모 지음)▼

우리 전통 미술의 진정한 아름다움은 무엇일까. 37년이란 오랜 세월을 박물관에서 살아온 정양모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주저없이 ‘너그러움과 해학’이라고 말한다.

너그러움은 대체 무엇인가. 조선 백자를 보자. 자세히 뜯어 보면 몸통이 좌우 대칭이 아니다. 한쪽이 좀 일그러져 있다. 불완전이고 불균형이다.

그런데도 조선인들은 이것을 버리지 않았다. 백자를 만든 도공도, 그 백자를 사용했던 사람도 불균형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바로 너그러움이다. 너그러움은 포용이고 용서다. 지나친 완벽은 사람을 긴장시킬 따름이다.

해학은 익살이고 재치다. 조선 분청사기에 나타난 대담한 문양이 그렇고 안동 하회탈의 웃음이 그렇다.

노련한 대가들의 장난기 어린 천진스러움. 그래서 편안하고 자연스럽다.

전통 미술의 미학을 회화 도자기 중심으로 살펴본 책. 이순(耳順)을 넘긴 미술사학자의 우리 미술에 대한 애정이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탁월한 감식안으로 골라낸 우리 도자기 명품 10선은 도자기의 아름다움에 흠뻑 취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 학고재. 15,000원.

〈이광표기자〉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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