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슬라이딩 도어즈’의 여주인공 헬렌(기네스 팰트로)도 그랬다. 애인과 결별한 뒤 우울한 기분을 털기 위해 찾은 곳이 미용실. 고집스러워 보였던 긴 생머리를 환한 금발의 보브커트 스타일로 산뜻하게 바꾼 후 헬렌은 예전보다 훨씬 명랑한 삶을 산다.
앞머리를 살짝 내린 어두운 색깔의 긴 생머리는 수동적인 이미지를 짙게 풍기는 헤어스타일. 헬렌은 이 머리를 양갈래로 땋아보기도 하지만 약간 활동적이란 느낌이 있을 뿐 소녀풍의 이미지는 그대로다.
반면 헬렌의 새 헤어스타일인 머리 뒤쪽을 살짝 부풀린 보브커트는 활동적으로 변모한 그녀에게 적격. 가르마를 일자로 타지 않고 흐뜨려놓을 땐 ‘자유로움’이 물씬 풍긴다. 헬렌은 여기에 별모양 실핀을 꽂거나 조그만 리본을 가닥가닥 묶어 귀엽고 화려한 분위기도 연출하는 센스를 발휘.
이 영화는 9월5∼8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에서 펼쳐지는 전세계 헤어드레서의 축제 ‘헤어월드98 서울대회’의 공식초청작. 행사장에서는 영화시사회와 함께 영화 속 헤어스타일과 똑같이 만들어주는 무료이벤트가 벌어진다. 02―3670―9269∼71
〈윤경은기자〉key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