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정기예금금리 다시 오른다…수출감소등 시중금리 자극

  • 입력 1998년 8월 23일 20시 06분


그동안 줄곧 떨어지기만 하던 정기예금 금리가 상승하기 시작했다.

올초 연 20%까지 치솟던 정기예금 금리는 시중금리가 급락하면서 이달초 연9∼10.0%로 하락했다가 17일경부터 소폭이지만 반등세로 돌아섰다. 7개월여만의 수신금리 반등세다.

금융 관계자들은 “현재의 수신금리 수준이 거의 바닥권에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추가 반등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수신금리 인상〓23일 금융계에 따르면 씨티은행 서울지점은 21일 1년짜리 슈퍼정기예금 금리를 연 9.8%에서 연 10.8%로 1%포인트 인상했다. 양도성예금증서(CD)1년제 금리도 연 10.5%에서 연 11%로 상향 조정했다. 씨티은행은 정기예금 금리를 한자릿 수대로 떨어뜨리면서 은행권 수신금리 하락을 주도했던 금융기관.

한미은행도 17일 더모아확정예금 금리를 만기와 관계없이 △이자지급식은 연 10%에서 10.5% △만기지급식은 연 10.5%에서 10.6%로 각각 인상했다. 보람은행은 1년제 일복리탄탄예금 금리를 연 11.1%로 0.5%포인트 올렸다.

▼시중금리 반등 전망〓이달초 연 11%대까지 하락한 회사채 수익률은 18일 연 13.20%로 반등했다. 22일 현재 연 12.80%로 상승세가 주춤하고 있으나 향후 반등 가능성이 높다는 게 채권전문가들의 전망.

대우증권 마득락(馬得樂)채권부차장은 “그동안 정부의 금리인하 노력으로 금리 하락폭이 컸지만 앞으로는 반등할 가능성이 하락할 가능성보다 더 높다”고 예상했다.

정부는 이달말 또는 다음달초에 걸쳐 대규모 국공채 발행을 계획하고 있다. 대기업들은 국공채 발행에 따른 시중금리 상승을 예상, 회사채를 조기에 발행한다는 계획.

또 △5월 이후 수출감소세가 지속되고 △금융기관 부실채권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 등 대외 불안요인이 가세하면 금리 반등 시기가 앞당겨질 전망이다. 특히 한남투자신탁에 이어 부실 금융기관이 속출할 경우 금리 급등도 우려된다는 것.

시중은행 관계자들은 “콜금리와 회사채금리가 연달아 상승하면 수신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투자가이드〓금리가 반등할 것 같으면 일단 장기상품 가입은 피하고 단기상품으로 운용하는게 좋다.

한달짜리 표지어음이나 CD에 가입하거나 3개월 단위로 중도해지가 가능한 CD연동정기예금에 예치한 다음 금리가 상승하면 장기확정금리 상품으로 갈아타는게 유리하다는 것이 재테크 전문가들의 지적.

또 신종적립신탁 월복리신탁 등 우량 금융기관의 실적배당상품에 가입, 금리 상승의 효과를 누리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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