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어두컴컴한 극장 안 뿐 아니라 거리 전체가 한판 연극마당으로 탈바꿈, 축제 분위기를 한껏 돋운다. 강준혁 연극제 집행위원장은 “연극인 스스로 즐기면서 오가는 시민들도 자연스레 잔치마당에 끼어들 수 있는 열린 공간의 축제로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9월20일부터 폐막일까지 마로니에 공원 정면 미술회관 앞에 마련될 ‘야외 독백무대’에는 배우와 마임이스트들이 수시로 등장, 세익스피어와 신파극의 한 대목을 읊조리는가 하면 세상사의 갖가지 표정을 지어보인다. 오가는 사람들도 무대에 오를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카페도 극장으로 옷을 갈아입는다. ‘허드슨’‘라이브시티’ ‘칸트’ 등 대학로의 대형 카페 세곳이 ‘연극인 카페’로 지정돼 즉석공연을 연다. 이미 본 연극이나 볼 연극 등 다른 작품의 티켓을 갖고 가면 식음료값을 10% 깎아준다. 10월10, 11일에는 문예회관 앞 공터에서 연극인들이 애장품을 내놓는 ‘벼룩시장’이 마련된다.
이번 축제의 고갱이는 뭐니뭐니해도 11편의 공식공연작품(표 참조). ‘천상시인의 노래’등 국내작품 8편은 지난해 12월1일부터 올해 6월15일 사이 공연된 연극과 신작희곡 중에서 심사를 거쳐 선정됐다. 프랑스 예술극장의 ‘롱드르 기자의 지구촌 보고’등 세편의 외국작품은 유럽연극의 현재를 보여준다. 공식공연작에 대해 평가 및 시상을 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순수한 ‘축제’로 승화시킨다는 것이 집행위의 방침.
이밖에도 카자흐스탄 교포극단인 고려극장의 ‘기억’ 등 세편의 특별공연작과 ‘박중흔 대 한식규’ 등 24편의 자유참가작이 공연된다.
연극제를 싸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은 마로니에공원앞 티켓박스에서 7천원(A석 기준)으로 할인된 ‘서울티켓’을 사는 것. 단 당일공연에만 해당되며 예매는 불가능하다.
〈정은령기자〉ry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