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모두 고인이 됐지만 이들은 한국 미술의 정체성을 일궈온 화단의 거목이었다.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서 9월1일 문을 여는 가나아트센터의 개관 기념전 ‘거장의 향기’는 이들의 작품 세계를 조망하는 전시다.
장욱진 전시관은 먹그림 50점을 선보인다. 장욱진은 ‘자상(自象)’ 등에서 보듯 단순과 절제, 균형미가 어우러지는 유화의 세계를 펼쳐온 작가.
대부분 미공개작인 먹그림은 굵은 먹선과 붓의 거침없는 달음질이 무장무애(無障無碍)의 경지를 보여준다.
박생광관은 무속 연작 등 수묵채색화 대작 11점을 선보인다. 전시관에 들어서면 대형 화면에 담긴 화려한 색채와 구도에서 작가의 뜨거운 열정을 느낄 수 있다.
박생광은 한때 왜색이라는 비난을 듣기도 했지만 그는 누구보다 한국의 전통 정서를 현대적 감각으로 표현한 독창적 작가였다.
권진규관은 스케치, 테라코타 부조, 유화, 드로잉, 예수전신상, 동물상 등 60여점을 선보인다. 특히 10여점의 테라코타 부조는 일반에 처음 공개된다.
한편 가나아트센터는 개관일인 1일 오후 조영남 노영심의 ‘음악과 함께 하는 미술이야기’ 등 다양한 기념행사를 갖는다. 02―3217―0233
〈허엽 기자〉h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