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부부인 현대자동차 박동규씨(31)도 비슷한 경우. 둘 다 일이 많아 밤늦게 퇴근하는 때가 잦은데 딸 도영(3)이 이를 몰라주고 ‘야속하게’ 밤 중에 깨기 때문.
한밤에 자주 깨는 아이. 맞벌이 부부의 자녀 가운데 많다. 부모는 죄책감 때문에 놀아주곤 하지만 다음날 일을 제대로 할 수 없어 힘들어 한다. 강북삼성병원 신경정신과 노경선과장과 인하대 아기발달클리닉 김수연소장의 설명을 들어본다.
▼원인〓아이가 밤에 깨는 것은 심리적으로 불안하기 때문. 낮잠자다 깨보니 아무도 없거나 갑자기 부모가 따로 재울 때 무서움을 갖게 된다. 3세까지가 민감한 시기. 특히 엄마의 퇴근이 늦어질 때 증상이 나타나기 쉽다. 아이는 나름대로 불안을 덜거나 부족함을 채우는 방편으로 밤에 일어나는 것. 이밖에 중이염을 앓거나 몸이 아플 때 깨기도 해 주의깊게 살펴야 한다.
▼대처법〓처음 며칠 동안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중요. 우선 “엄마 여기 있어”라며 등을 토닥여주거나 팔베개를 해주는 등 부모가 항상 옆에 있다는 믿음을 주는 게 관건. 따로 재우던 아이가 자주 깬다면 아직 혼자 잘 준비가 안된 것으로 보고 한방에서 같이 잔다. 이 때 불을 켜는 것은 금물. 한밤에 노는 버릇이 생길 수 있기 때문. 짜증이 나더라도 큰 소리를 내면 안된다. 아이는 더 불안해 쉽게 잠들지 못한다.
자주 깨는 버릇이 이미 든 경우는 상당한 시일이 필요하다. 틈나는 대로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을 늘려 부족함을 메워줘야 한다.
〈윤양섭기자〉laila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