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저녁상]해물김치볶음밥 즐기며 연애담「오순도순」

  • 입력 1998년 9월 10일 18시 56분


‘이게 무슨 냄새지?’PC통신으로 만난 남편(이종호·35·필콤 PD)과 96년 ‘접속’한 최승경씨(29·서울 강동구 길동)의 임신 7개월 때. 주말마다 남편과 절을 찾아 장거리 여행을 감행하다 몸살에 걸렸다. 고열을 낮추려 남편은 얼음주머니 여러개를 냉동실에 넣어두고 밤새 아내의 이마와 겨드랑이에 바꿔 대다가 새벽녘에 깜박 잠이 들었다. 오전 4시경, 열이 다시 오르자 최씨는 “얼음주머니를 바꿔달라”며 남편을 깨웠다. 남편은 비몽사몽간에 ‘얼음주머니’를 꺼내 수건에 말아 건네주고 다시 KO. 최씨도 그뒤 잠들었다가 뭔가에 화들짝 놀라 눈을 떴는데….

방안엔 누린내가 진동했고 수건엔 피가…. 수건을 펴 보니 얼음 주머니 대신 비닐에 싸인 돼지고기. 최씨는 화가나 남편을 깨우려는 순간 숨소리를 죽였다.

“아침 햇살이 쓰다듬는 남편의 얼굴이 ‘어린왕자’ 같았어요.”

‘찬 것은 싫어’〓찬밥을 데워 만든 해물야채김치볶음밥/콩나물냉국/4천원

〈나성엽기자〉news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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