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개까지 세었는데요?”
“응, 처음엔 마흔몇 개까지 셀 수 있었지. 그런데 어떤 사람은 삼천 개까지 세었다는구나.”
“삼천 개까지나요! 와아, 별나라는 무척 넓은가 봐요.” 아이는 입이 딱 벌어졌어요. 무수히 별이 박힌 밤 하늘이 갑자기 무섭기조차 했습니다.
엄마는 그런 아이에게 더 어마어마한 말을 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히말라야 산의 어떤 기슭에서는 사람의 눈으로 구천 개의 별도 셀 수 있단다. 그 곳은 그만큼 별나라와 가깝겠지….”
여명출판사에서 펴낸 ‘별 이야기’.
할아버지 시인 고은이 쓴 동화에 서양화가 한수련이 예쁜 옷을 입혔다. 네온의 불빛만 보고 사는 도시의 아이들에게 밤 하늘의 별을 세는 맑고 고운 마음을 돌려준다.
옛날 옛적,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그 할아버지의 할아버지도 세상에 태어나기 훨씬 전, 쉬지않고 그 먼길을 달려와, 이제야 눈 앞에서 초롱초롱 반짝이는 밤하늘의 별 이야기가 아름답게 수놓아진다.
화사한 색상에 유화의 부드러운 감촉을 살린 일러스트레이션. 꿈과 동심의 세계에 젖어드는 사이, 책 갈피갈피에선 하나 둘씩, 밤 하늘의 별들이 사랑스럽게 피어난다. ‘너랑나랑 창작그림동화’ 시리즈. 6,500원.
〈이기우기자〉key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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