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결혼 시즌을 맞아 가전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올해 가전 시장의 트렌드는 뭐니뭐니해도 ‘실속 구매의 확산’. 연초부터 얼어붙은 수요는 여전히 풀릴 기미가 없다. 대부분의 가전대리점들이 일년내내 세일 간판을 걸어놓을 정도다.
업계는 혼수 시즌을 맞아 30% 가까운 할인율을 제시하며 손님 끌기에 한창이다.
지난해까지 혼수시장은 거품이 많았던 게 사실. 29인치 이상의 대형TV와 5∼8헤드 이상의 고급VCR이 필수품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올해에는 TV의 경우 25인치 이하의 제품이, VCR은 4헤드 제품이 인기를 끌 전망이다. 냉장고도 5백ℓ 이상 대형에서 4백ℓ급으로 덩치가 줄었다.
TV VCR 냉장고 세탁기 전자레인지 등 5대 가전을 묶은 패키지 상품의 가격대도 훨씬 떨어졌다. 지난해까지 평균 4백만원선에 이르던 패키지 가격은 올들어 중저가 모델로 수요가 기울면서 3백40만∼3백50만원대가 주류.
외제상품의 인기가 식은 것도 올해의 특징. 지난해까지 5백억∼6백억원에 달하던 외제 가전 시장은 IMF의 직격탄을 맞았다. 알뜰파의 외면으로 지난해보다 80% 이상 큰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다.
IMF는 가전제품의 구매 패턴도 바꿔놓았다. 백화점을 떠올리던 커플들이 창고형 할인점으로 몰려가고 있는 것. 집에서 고르고 주문하는 홈쇼핑도 새로운 구매 패턴으로 부각되고 있다.
〈홍석민기자〉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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